마스크 쓴 김정은, 코로나 발생 첫 인정 “최중대 비상사건”… 전국 시군 봉쇄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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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오미크론 확진자 나와
노마스크 열병식 등 추가확산 우려
권영세 “北 어려움 적극 도울 의향”

김정은 공식 석상서 마스크 첫 착용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당 고위 간부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북한 매체 보도 기준으로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 오른쪽 뒤로 문 뒤편에 서 있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조선중앙TV·채널A 화면 캡처
김정은 공식 석상서 마스크 첫 착용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당 고위 간부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북한 매체 보도 기준으로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 오른쪽 뒤로 문 뒤편에 서 있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조선중앙TV·채널A 화면 캡처
북한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라며 초강경 방역 정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조기 차단에 실패하면 민심이 흔들리며 김정은 체제가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북한이 어려움에 처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며 북측 요청 시 백신 지원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북이 방역 협력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북한이 이날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전격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서는 등 긴장 수위를 높임에 따라 남북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 방역 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5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발열 증상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바이러스) ‘BA.2’와 일치한다고 결론 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제8차 정치국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최대 비상 방역체계’를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 시군을 지역별로 봉쇄하라”고 지시했다. 또 “지금 우리에게 악성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적은 비과학적인 공포와 신념 부족, 의지박약”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조기 진압에 나섰지만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계속 거절해 온 북한은 의료 체계도 매우 열악하다. 특히 ‘노 마스크’ 상태로 지난달 대규모 열병식을 치르는 등 대규모 인원이 집결한 행사가 최근 이어진 만큼 확진자가 이미 존재했다면 급속도로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방역에 실패해 한국 등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면 남북 대화의 물꼬가 터져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과 남북 간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남북 간 또는 국제사회와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필요하면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백신 공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잔여량은 1477만4000회분이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을 선포한 날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권 후보자도 이날 “일반적으로 비핵화를 끌어내는 데는 경제 협력을 통한 설득과 제재라는 두 가지 수단이 있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핵을) 고도화하고 도발도 하는 상황에선 지금은 제재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마스크 쓴 김정은#코로나19#최중대 비상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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