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티켓 500장 문 열기전 매진
미술시장 지난해 9223억 급성장… 백화점 고객층 겹쳐 선점 경쟁 치열

롯데백화점이 ‘홈그라운드’ 부산에서 대규모 아트페어를 처음 선보이며 미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미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트 비즈니스가 고급화를 위한 구색 맞추기를 넘어 수익을 창출하는 신사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유명 작품 한데 모은 백화점 아트 페어
롯데아트페어는 14일까지 롯데의 최상급 호텔 시그니엘 부산에서 1720m²(약 520평) 규모로 개최된다. 작품 판매까지 이뤄지는 대규모 아트페어를 여는 건 유통업계에서 처음이다. 국내외 유명 갤러리 12곳과 디자인·공예 브랜드 30여 개를 한데 모았다. 전체 전시 규모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등 대표적인 아트페어보다 작지만 백남준, 우웨이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선보였다. 전시 관계자는 “5개월간 밤낮없이 섭외와 행사 준비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 ‘돈 되는’ 국내 미술시장 선점 경쟁 치열

특히 백화점 고객층이 미술품 소비자와 일치한단 점에서 ‘돈 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신세계 강남점 아트스페이스의 경우 매달 작품 100여 개가 모두 팔려 나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즐긴다는 점에서 고객 수요가 맞아떨어진다”며 “백화점이 판매 공간인 만큼 일반 갤러리보다 가격 문의 등 진입장벽이 낮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전시된 회화 작품 가격은 최소 100만 원부터 시작된다. 롯데 잠실 에비뉴엘 내 갤러리 역시 주말 방문객이 700명을 넘어선다.
아트 비즈니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현재 잠실 에비뉴엘점에 100여 평의 최대 규모 갤러리를 운영 중이며 신세계도 부산 센텀시티점과 대전신세계에 110평의 대규모 갤러리를 갖추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 젊은 미술시장 소비자까지 가세한 만큼 백화점의 아트 투자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