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붕괴때 우크라 독립 이끈 크라우추크 초대 대통령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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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초대 대통령이자 옛 소련 붕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레오니드 크라우추크 전 대통령(사진)이 10일(현지 시간) 심장 수술에 따른 건강 악화로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향년 88세. ‘여우’로 불릴 만큼 정치력이 뛰어났던 그는 1991년 12월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 스타니슬라프 슈시케비치 벨라루스 최고회의 의장과 벨라루스 내 벨로베즈 숲에서 소련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을 창설한다는 소위 ‘벨로베즈 협정’에 서명해 소련 붕괴를 공식화했다.

1934년 우크라이나 서부 벨리키지틴에서 태어난 그는 수도 키이우대를 졸업하고 소련공산당에 가입해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1990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최고회의 의장에 선출됐고 1991년 8월 우크라이나 독립을 선언한 후 초대 대통령에 올랐다. 1994년 미국의 안보 보장을 받는 대신 소련 시절 배치됐던 1800개의 핵탄두를 러시아에 넘기는 데 동의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탈핵 국가가 됐지만 오늘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쉽게 보고 침공을 단행한 빌미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그는 우크라이나 독립을 쟁취한 역사적 인물이자 현명한 애국자”라며 애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또한 “그가 ‘악의 제국(소련)’ 해체를 이끌었다. 우리도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추모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옛 소련 붕괴#우크라 독립#크라우추크 초대 대통령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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