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 장기전 준비… 패배 위험땐 핵 쓸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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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스 국가정보국장, 상원서 밝혀… “몰도바 일부 지역까지 점령 목표”
러매체 “헤르손, 러 병합 요청 계획”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패배 위험에 처하면 전세를 뒤집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사진)이 전망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만 장악하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서쪽 국가인 몰도바의 친(親)러시아 세력 장악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점령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1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패배는 푸틴 정권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그가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핵무기 같은 극단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야망과 현재 러시아의 군사 역량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몇 달간 예측할 수 없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계엄령 선포, 산업생산 강제 조정 등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헤인스 국장은 “현재 돈바스에서의 전투로 전쟁이 확실하게 끝날 것으로 자신하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적인 분쟁을 준비하고 있다. 돈바스를 넘어선 목표를 성취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푸틴의 목표는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장악한 뒤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점령지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계획대로 되면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차단된 내륙 국가가 된다. 다만 헤인스 국장은 이런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전쟁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러시아가 자국 전사자까지 집단 매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에 희생된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수 또한 훨씬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통신 감청을 통해 이날 러시아군 병사가 “돈바스 도네츠크주의 한 집단 매장지에 러시아군 전사자 수천 명의 시신이 사람 키 높이로 쌓여 있다”고 말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헤르손 당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병합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가 11일 보도했다. 점령 지역을 러시아에 강제병합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가시화된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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