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뻔 했다”…이태양 승리는 반드시 지켜야 했던 김택형의 마음 고생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11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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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SSG 마무리 김택형이 9회말 2사 만루에서 키움 박준혁을 삼진으로 잡은 후 환호하고 있다. 2022.5.8/뉴스1 © News1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SSG 마무리 김택형이 9회말 2사 만루에서 키움 박준혁을 삼진으로 잡은 후 환호하고 있다. 2022.5.8/뉴스1 © News1
현재 KBO리그의 세이브 1위는 김택형(26·SSG)이다. 김택형은 18경기에 등판해 무려 14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3-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꾸준히 안정적인 모습으로 세이브를 쌓고 있는 김택형이지만, 이날의 세이브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다른 선수가 아닌 이태양의 승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택형은 유독 이태양이 선발 등판했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SSG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났던 지난해 김택형은 세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는데 그 중 두 번이 이태양이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이태양이 선발이었던 2021년 6월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김택형은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3실점하며 이태양의 승리를 날렸다.

지난해 7월4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3-2로 앞서던 7회 등판해 2점을 허용하며 또 다시 이태양의 승이 사라졌다.

올해도 동일한 사례가 있었다. 김택형은 지난 4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5-3으로 리드하던 9회에 무려 4실점하며 이태양의 승이 지워졌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김택형에게는 늘 이태양을 향한 마음의 빚이 남았을 터.

김택형은 10일 다시 한 번 찾아온 이태양의 승리 기회를 지켜주기 위해 혼신을 위해 던졌다.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강민호와 김헌곤을 각각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쉽게 마무리 짓나 싶었지만 곧바로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홈런 한 방이면 또 다시 블론세이브가 될 수 있는 상황.

김택형은 대타 최영진을 상대로 1스트라이크 3볼로 몰렸다. 그러나 5구째 145㎞ 직구로 파울을 이끌었고, 6구째에도 똑같이 145㎞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김택형이 네 번의 시도 만에 처음으로 이태양의 승리를 지켜준 순간이었다.

김택형은 경기 후 “마운드에서 타자랑 싸워야 하는데 계속 그게(이태양의 승리) 신경 쓰였다. 주자가 나갔을 때는 울뻔 했다”며 “계속해서 불안하게 던졌다”고 털어놨다.

이태양의 승을 지키기 위해 마음고생을 했던 김택형과 달리 이태양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태양은 “나도 불펜을 해봤지만 진짜 힘들다. 특히 이기고 있을 때 못 던지면 데미지가 크다”며 “(김)택형이가 그런 것에 대해 진짜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내가 지금은 선발로 나서지만 또 불펜으로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나의 승수는 의미가 없다”며 “내 개인의 승리에 대해선 욕심도 없다”고 웃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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