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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반지성주의에 민주주의 위기”…취임사에 나타난 尹정부 국정기조

입력 2022-05-11 03:00업데이트 2022-05-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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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에 나타난 새 정부 국정기조


尹대통령 취임 선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6분간의 취임사를 통해 35번에 걸쳐 ‘자유’를 언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의 10일 취임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시대적 소명으로 시작한다. 이어 한국 사회 앞에 닥친 주요 난제로 반(反)지성주의,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 북한의 핵 개발을 꼽았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윤 대통령은 자유, 성장, 공정, 인권, 연대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정치가 제 기능 못해”… ‘巨野-일부 노동단체 겨냥’ 해석 나와
■ 국내 정치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정치’를 꼬집었다. 팬데믹, 교역 질서의 변화, 기후 변화, 에너지 위기 등 각종 국내외 현안을 거론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반(反)지성주의’를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려면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유의 가치’를 꺼내 들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발언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윤 대통령이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정치 영역에서 사실 여부가 무의미해진 현실과 더불어민주당의 ‘다수당 독주 프레임’, 목소리가 큰 일부 노동단체의 과잉 대표성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취임사 작성에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진영에 상관없이 어떤 공동의 전제가 있어야 토론을 통해 더 나은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며 “반지성주의는 이런 전제 자체를 뒤흔든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장점을 취할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해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성장으로 양극화 근원 제거”… 과학-기술-혁신 해법 제시
경제 정책

윤 대통령은 ‘도약과 빠른 성장’도 강조했다. 그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문제는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도약과 빠른 성장의 해법으로는 ‘과학과 기술, 혁신’을 제시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는 ‘자유의 확대’를 꼽았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라면서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준비하며 “카테고리별로 공약을 나열하는 식의 취임사는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철학, 한국이 더 나은 발전으로 갈 수 있는 원칙과 철학을 취임사에 담길 바랐다”면서 “자유, 인권, 공정, 연대 등의 가치를 강조한 게 그런 이유”라고 전했다.

“北 실질적 비핵화땐 담대한 계획”… 한미동맹 통한 안보 의지
북핵 해법 윤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는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 놓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한미 동맹 등을 통해 안보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북 구상은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비교적 짤막한 수준이다. 이는 북핵 실험 재개가 우려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수도, 북한을 자극할 수도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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