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日거장 고레에다 ‘브로커’로 ‘칸’ 품에 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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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황금종려상 감독 첫 한국영화, 강동원 이지은 배두나 등과 호흡
17일 개막 ‘칸’ 경쟁부문 초청받아… ‘입양 브로커’ 통해 가족 의미 성찰
‘나의 아저씨’로 이지은 팬 된 감독 “봉준호, 송강호를 ‘태양’이라 칭찬”

영화 ‘브로커’에서 상현(송강호·오른쪽)과 동수(강동원·뒤)가 소영(이지은·가운데 여성)과 함께 소영의 아들을 키울 사람을 찾던 중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CJ ENM 제공
영화 ‘브로커’에서 상현(송강호·오른쪽)과 동수(강동원·뒤)가 소영(이지은·가운데 여성)과 함께 소영의 아들을 키울 사람을 찾던 중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CJ ENM 제공
팬데믹 여파로 3년 가까이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 대표 배우 송강호가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로 돌아온다. 17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브로커’를 통해서다. 국내에선 다음 달 8일 개봉된다.

송강호는 1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오래전부터 존경해온 예술가다. 작품 출연 제의가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화상으로 보고회에 참석한 고레에다 감독은 “7년 전쯤 한국 배우들과 영화를 해보자고 생각하다가 신부 옷을 입은 송강호가 아이를 안고 있는 장면이 떠오르더라”며 송강호와 함께 영화를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를 만났을 당시 일찌감치 ‘브로커’ 출연을 제안했다.

영화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이야기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양부모와 연결해주는 자칭 ‘선의의 입양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그의 조력자 동수(강동원),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렸다가 다시 찾으러 오는 소영(아이유·이지은), 이들을 쫓는 형사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가 주인공이다. 이날 강동원은 “보육원에서 자란 동수는 아이는 가정에서 크는 게 좋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입양에 나서는 인물”이라며 “보육원 출신인 분들을 만나 그들의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각자의 사연을 풀어내며 이들이 가족처럼 가까워지는 여정을 다룬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8년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어느 가족’에서도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유사 가족’처럼 한집에 사는 이야기를 그리며 가족의 진짜 의미를 물었다.

송강호는 “감독님 작품은 차가운 이야기로 시작해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난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와 달리) 이번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직시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일 화상을 통해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뉴스1
일본 도쿄에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일 화상을 통해 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뉴스1
영화에 이지은이 출연한 데는 팬데믹이 큰 역할을 했다. ‘브로커’는 이지은이 출연한 첫 장편영화다. 고레에다 감독은 “팬데믹 탓에 집콕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한류 드라마를 보는 데 빠져 있었다”며 “(이지은 주연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빅팬이 됐다. 드라마 후반엔 이지은만 나오면 울었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2013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칸영화제에만 8번이나 초청된 세계적 거장이다. 그런 그도 한국 영화 첫 데뷔를 앞두고는 크게 긴장했다. 그에게 조언을 해준 이는 또 다른 거장 봉준호 감독이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봉 감독이 ‘외국에서 영화를 찍으니 불안하겠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에게 맡기면 된다. 송강호는 태양 같은 존재여서 현장을 밝힐 것’이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하며 웃었다.

영화는 부산에서 시작해 경북 포항 울진, 강원 강릉 등을 거쳐 서울로 도착하는 로드무비다. 한국의 비경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영화 ‘박쥐’ ‘기생충’ 등에 이어 올해 7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 송강호가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강호는 “영화제는 축제여서 스포츠처럼 어떤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인정받으면 고마운 일이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 했다. 영화 촬영 중 송강호에게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는 이지은은 “칸에 가면 살면서 또 이런 날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고 오겠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브로커#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송강호#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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