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출퇴근길 빨라졌지만… 좁은 갓길, 허술한 진입 간판에 조마조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대구4차순환도로 개통 한달

9일 대구 4차순환도로 칠곡 분기점(JC) 구간에 다사, 달서 방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입간판 형태로 설치돼 있다. 입간판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을 경우 강풍이 불면 사고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9일 대구 4차순환도로 칠곡 분기점(JC) 구간에 다사, 달서 방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입간판 형태로 설치돼 있다. 입간판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을 경우 강풍이 불면 사고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9일 오후 2시경 승용차를 타고 대구 달서구 대천동 달서 나들목(IC)에서 빨간색 유도선을 따라 진입하자 대구4차순환도로가 나왔다. 신호등으로 인해 정차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 도로와는 달리 4차순환도로는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다.

달서 나들목에 진입한 지 5분여 만에 북다사 나들목이 나왔고, 10분쯤 지났을 때는 칠곡 분기점(JC)이 눈에 들어왔다. 일부 차량은 이곳 분기점을 통해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탔다. 달서 나들목으로 진입한 후 동명·동호 분기점을 지나 칠곡경북대병원 인근에 도착할 때까지 18분이 걸렸다. 순환도로가 뚫리기 전에 40분 이상 걸렸던 거리다.

대구 도심 외곽을 타원형으로 크게 도는 4차순환도로가 완전히 개통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총길이 61.6km인 이 도로는 1987년 기본계획 수립 후 사업비 1조5710억 원이 투입돼 35년 만에 완공됐다. 앞서 수성구 범물동과 달서구 상인동을 잇는 29.1km 구간이 먼저 개통했고, 나머지 32.5km의 달서∼동명·동호, 서변∼상매 구간이 올해 3월 31일 개통했다.

4차순환도로는 대구지역 교통 혁명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개통 직후부터 이달 8일까지 4차순환도로 전체 교통량(영업소 통과 기준)은 184만9747대로 하루 평균 4만8678대가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 하루 평균 4만5000여 대에서 약 일주일 사이 3000여 대가 증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통행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이승준 씨(37)는 “북구 서변동에서 수성구 시지동으로 퇴근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려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4차순환도로 완전 개통 후에는 30분 이상 걸리던 길이 10분대로 줄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가 4차순환도로를 달려본 결과 곳곳에 개선해야 할 점이 눈에 띄었다. 도로에 진입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상당히 좁아 보이는 갓길이었다. 실제 갓길 폭이 기존 고속도로에 비해 1m 정도 좁은 2m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굽은 길을 주행할 때는 자칫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을 것 같은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야산 사이를 따라 난 도로 구간에서는 계곡을 타고 돌풍이 불었는데, 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갓길 폭마저 좁은 탓에 사고 위험이 느껴졌다.

일부 구간에는 고속도로 진입 방향 등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별도의 고정 철제 기둥이 아닌 입간판으로 세워져 있었다. 그 탓에 ‘아직 공사 중인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얇은 철제 입간판은 돌풍에 날려 사고를 유발할 소지가 있어 보였다.

화물차 운행량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사결과 4차순환도로 개통 이후 한 달간 통행한 전체 차량 119만4613대 가운데 화물차는 6만9109대에 불과했다. 화물 택배차량 운전자 김모 씨는 “주행 속도가 시속 80km로 제한돼 있고, 도로 폭이 기존 고속도로보다 좁은 감이 있어서 이용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당초 대구시는 4차순환도로 완전 개통을 통해 도심 혼잡도가 5∼18% 줄어들고, 물류비용이 1000억 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4차순환도로 완전 개통 후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시급한 부분부터 서둘러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4차순환도로#개통 한달#좁은 갓길#허술한 진입 간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