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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01번’ 버스 타고 靑 구경뒤 남산까지”… 차없는 거리 끝나는 23일부터 靑운행

입력 2022-05-10 03:00업데이트 2022-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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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개방에 시민들 기대감 커져
50대 버스기사 “자부심 갖고 운전”
주민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섭섭”
“집회-시위 줄고 상권 살아날 것”
청와대 앞을 지나는 ‘01번’ 순환버스가 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청와대 앞을 처음 지나는 노선을 운전하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9일 버스 차고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01번’ 버스기사 김태구 씨(59)는 “어린 시절 청와대는 근처에 가기조차 어려웠고, 더구나 입장은 꿈도 못 꿀 만큼 먼 곳으로 느껴졌다”며 “자부심을 갖고 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말했다.
○ “언제 청와대 갈 수 있나” 문의 이어져
서울시는 청와대 개방을 맞아 청와대 앞을 지나는 도심 순환형 ‘01번’ 버스 노선을 2일 신설했다. 청와대를 출발해 남산골 한옥마을, 남산타워, 서울시청, 경복궁역 등을 거쳐 청와대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청와대와 도심 관광지를 잇는 핵심 노선이자 청와대를 지나는 유일한 버스다. 다만 개방 기념행사로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되는 22일까지는 청와대를 거치지 않고 광화문에서 바로 안국역 방향으로 운행된다.

9일 기자가 탄 01번 버스 좌석은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승객들 때문에 만석이었다. 기사 김 씨는 “외국인 등 관광 목적으로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지금은 걸어서 가야 하는 청와대가 23일부터 노선에 추가되면 더 많은 손님들이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벌써부터 “언제부터 청와대까지 들어가느냐”고 문의하는 승객이 적지 않다고 한다. 충무로역에서 버스를 탄 시민 안병숙 씨(63)는 “오늘은 남산에 가려고 탔지만 다음에는 이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가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만 01번 노선 신설로 통폐합된 기존 02, 04번을 이용하던 승객들에게서는 불편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민 최모 씨(50)는 “남산 돈가스거리 쪽으로 가던 02번이 없어져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 인근 주민·상인은 아쉬움 반, 기대 반
한편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청와대 개방을 앞둔 인근 주민들은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국장집 ‘향나무 세그루’ 사장 임모 씨(63)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종종 찾았던 집으로 입소문도 나고, 청와대 직원도 자주 방문했는데 앞으론 그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곳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내던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가끔 찾았다는 식당이다.

삼청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새순 씨(76)는 “동네가 청와대 바로 옆이라 치안도 좋고 깨끗했다”면서 “대통령이 근처에서 사니 (자부심에) 이사도 안 가고 오래 살았는데, 갑자기 떠난다니 아쉬움이 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면 집무실 이전으로 인근 집회·시위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주민 최모 씨(68)는 “주말이면 늘 시끄럽고 길이 막혔다”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따라 옮겨 갈 테니, 조용한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삼청동 ‘북촌진곰탕’ 사장 장민자 씨(81)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가는 건 서운하지만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경 오는 사람이 늘어 장사도 더 잘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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