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조국 과잉수사 아니다…사과할 사건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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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9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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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딸, 좌표찍기 당해 굉장히 충격 받은 상태”
“딸 논문 수사? 습작 수준의 글 가지고 과하다”
“검수완박, 부패한 공직자가 처벌 면하기 위해 만든 법”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일가족 수사에 대해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과잉 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전 내내 파행을 이어간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후에 재개된 뒤 이른바 ‘조국 사태’와 후보자 딸 스펙 관련 의혹, ‘검수완박’ 법안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조 전 장관 수사를 두고 ‘과잉 수사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 후보자는 계속된 민 의원의 과잉 수사 주장에 “조국 수사권에 대해 사과하신 것으로 알고 조국 사태를 강을 건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저희가 조국 수사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여쭙고 싶다”고 맞받았다.

민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검찰 수사과정에서 함부로 한 것 맞죠? 함부로 한 것”이라며 “사과하실 생각 없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관여한 바가 없다”며 “조국 전 장관 사건은 제가 관여했지만, 사과할 사건이 아니다”고 답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스펙 쌓기와 관련한 의혹을 질의했다. 김 의원은 ▲딸이 모친의 지인인 기업 임원 도움으로 복지관에 중고 노트북 기부한 의혹 ▲동일 기업이 후원한 논문 대회에서 금상 수상·대필 의혹 ▲다수 논문·전자책 표절 의혹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잘못에 대해서는 수사하면서 막상 후보자 자녀는 2020~2022년에 이러한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교육과정에 관여하지 않아 잘 몰랐는데 과정을 들어보니까 말씀하시는 논문이라고 하는 것들은 논문 수준은 아니다.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리포트 수준의 영문 글을 모은 것”이라며 “실제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노트북 기부와 관련해선 “봉사활동은 취약계층에 있는 아동들을 상대로 줌으로 연결해서 서로 좋은 일(영어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시설에 노트북이 부족해 기업에서 폐기 처분할 불용 용도의 노트북을 기증한 것이다. 저는 크게 문제될 것이 아닌 오히려 장려해야 될 부분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메모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메모하고 있다. 뉴스1

한 후보자는 이어 “제 딸이 지금 미성년 상태다. 어떻게 보면 좌표 찍기를 당한 직후에 이메일과 사이트로 굉장한 욕설 등 미성년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을 당하고 있어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딸 의혹과 관련한 수사 질의에는 “입시에 쓰이지도 않았고 쓰일 계획도 없는 습작 수준의 글을 올린 것을 가지고 수사까지 말씀하시는 건 과하다”고도 했다.

한 후보자는 또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이 법은 부패한 공직자가 처벌을 면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서민과 국민이 입을 피해를 생각하지 않았다. 잘못된 법이 잘못된 절차로 입법된 게 유감스럽다”고 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해선 “임명 전이라 미리 검토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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