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퇴임사서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 계승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9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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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임기 마침표…“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는다” 소회 밝혀
오후 6시 마지막 퇴근길, 지지자·친문 의원 다수 모일 듯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다음날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한 퇴임 연설에서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기 정부가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현 정부 성과를 내세우며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 온 시기였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며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 없이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선 “선진국의 방역과 의료 수준을 부러워했는데 막상 위기를 겪어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며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며 “우리 정부가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과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 참배 을 참배한 문 대통령은 현충문 방명록에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할리마 싱가포르 대통령, 왕치산 중국 부주석 접견을 끝으로 오후 6시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퇴근길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청와대 정문으로 나와 분수대까지 걸어 내려가며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지지자들과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들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취임식이 끝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로 향한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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