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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준비 안된 후보” vs “능력 없는 후보”…충남도지사 불꽃대결

입력 2022-05-09 03:00업데이트 2022-05-09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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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지방선거|양승조-김태흠 초반 여론조사 박빙
권역별 공약 제시하며 표심 공략…‘천안-아산-당진’이 최대 승부처
8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충남 예산 수덕사를 찾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왼쪽)와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합장을 하고 있다. 양승조·김태흠 후보 캠프 제공

“김태흠 후보는 준비 안 된 후보다. 원내대표 나오려다 등 떠밀려 나왔다.”(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

“양승조 후보가 지난 4년 동안 해놓은 게 뭔가? 준비만 하는 능력 없는 후보다.”(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6·1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두 후보가 연일 날선 공방 속에 표밭을 누비고 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반 여론조사 결과는 두 진영의 신경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 초반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는 오차범위(±3.5%포인트) 안에서지만 앞섰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충남의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양 후보는 46.0%, 김 후보는 39.6%의 지지율을 기록해 6.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일 발표한 조사는 반대였다. 충남의 만 18세 이상 805명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가 46.2%, 양 후보가 39.9%를 얻어 6.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들 두 여론조사 중간에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누굴 뽑을 것인가’란 물음에 38.8%가 김 후보, 37.5%가 양 후보를 지지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양 후보 36.6%, 김 후보 35%였다.

여론조사 결과는 두 캠프 모두에 ‘의외’였다. 현직 지사 출신으로 꽤 앞선 지지도로 출발할 것을 기대했던 양 후보 측은 약간 당황하는 눈치다. 새 정부 출범에 기대를 걸면서도 초반 약세를 예상했던 김 후보 측은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지지율이 초박빙세를 보이자 두 진영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양 후보는 6일 한 방송에 출연해 “누구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르고, 민심을 얻는다는 것은 시대착오”라며 ‘윤(尹)심’을 강조하는 김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집권 여당 도지사로서 무슨 성과를 냈나. 충남 혁신도시 지정 1년 반이 지나도록 공공기관 하나 유치했다는 소리 듣지 못했다”며 목청을 높였다.
● “준비된 후보에게…” vs “새 정부와 함께…”
양 후보 측은 지난 4년간의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 8기 충남 도정을 발전시킬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양 캠프 관계자는 “양 후보가 도지사를 지내면서 저출산·고령화·양극화 극복 복지정책, 충남 혁신도시 지정과 방송국(KBS) 유치, 충남 서산공항, 서해선 복선화 및 수도권 직결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실적을 내본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 측은 △천안아산 고속철도(KTX) 역세권에 연구개발(R&D) 집적지구 완성 △서해선과 경부고속철 직결로 수도권 1시간 내 이동 실현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으로 충남 혁신도시 완성 △환황해권 경제권의 중추 관문 ‘충남 서산공항’ 건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천안역까지 연장 운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 측은 “양 후보의 저출산·고령화·양극화 극복 복지정책은 중앙정부가 중심을 잡고 가야 할 문제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 1년이 넘도록 공공기관 하나 유치하지 못하고 천안역을 수십 년째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반세기 만에 충남의 아들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만큼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가능성을 역설했다.

김 후보 측은 △천안·아산을 신혁신 디지털 첨단수도로 개발 △홍성·예산을 친환경·에너지·문화예술 허브로 개발 △당진·서산·태안·보령·서천을 국제 및 미래 해양레저 실크로드로 개발 △공주·부여·청양을 역사·전통·현대를 잇는 명품 관광도시로 개발 △계룡·논산·금산을 국방클러스터 및 스마트 국방산업단지로 개발 등의 권역별 공약을 제시했다.

두 후보 진영 모두 충남 인구의 60%를 넘는 ‘천안-아산-당진’ 벨트를 최대의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능한 화력을 이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가 이 지역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

도지사 재임 시절에도 이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온 양 후보는 5대 공약의 상당 부분을 이 지역에 할애했다. 양 후보 측은 “양 후보가 천안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지역 주민들이 젊은층이 많은 데다 수도권 성향으로 분석돼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천안-아산-당진 벨트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선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책에 부심이다. 김 후보 측은 지난달 28일 아산 현충사를 방문해 “GTX는 천안에 이어 아산까지 연장해야 할 중요성을 잘 알기에 신중히 검토해 충남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윤 당선인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이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경기와 더불어 충청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양측은 중앙정치 상황에도 민감한 분위기다. 양 후보 측 관계자는 “‘검수완박’ 등으로 중앙정치 여론이 민주당에 불리한 가운데 양 후보가 현재의 지지도를 유지하는 것은 인물론과 정책의 디테일함에서 앞섰기 때문”이라며 “다만, 청와대 개방과 한미 정상회담 등에 대한 중앙당의 대처가 부적절할 경우 자칫 새 정부 발목잡기로 비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 후보 측은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지원 속에 보조를 맞춰야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추진력을 갖추고 윤 당선인의 지지를 받는 김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본다”며 “새 정부가 출범 초기에 예기치 않은 실책을 하게 된다면 기대감이 우려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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