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 수능 가장 많이 반영해야”…10년 전 ‘내신’ 1위에서 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8일 12시 35분


코멘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1.18 사진공동취재단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1.18 사진공동취재단
대학입학전형에서 고등학교 내신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국민들이 최근 10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정시모집이 수시모집보다 공정하다는 여론이 우세해진 것과 동일한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에 대한 국민 인식과 미래교육정책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입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항목으로 ‘수능’을 택한 응답자가 2021년 30.9%로 1위였다. 이는 2011년(25.5%)보다 5.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2011년 1위(35.0%)였던 ‘고교 내신’은 13.9%로 10년 만에 21.1%포인트나 하락했다. ‘인성 및 봉사활동’은 2011년 12.4%에서 2021년 26.6%로 14.2%포인트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높은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정시 비중을 40% 이상 늘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학부모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번 한국교육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은 수능이 대입에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답변했지만 수시 정성평가 항목인 인성과 봉사활동도 비중있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정부는 2024학년도부터는 개인적으로 수행한 봉사활동을 대입에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윤수 숙명여대 교수는 “그동안 ‘수시냐 정시냐’의 이분법적 관점에서 진행된 대입에 관한 정책적 논의가 국민 인식을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상대적 석차를 바탕으로 평가되는 내신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학생의 인성과 사회성 함양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임소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대입전형에서 교과(내신)와 비교과,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가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학령인구 급감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상위권 대학 위주의 입시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진학 경쟁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전반적으로 완화되나 일류대 위주의 입시 경쟁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1년 32.2%에서 2021년 44.4%로 크게 늘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매번 ‘심리적 불안’이 꼽혔다. 2021년 조사에서는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24.3%)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서(23.4%) 등이 사교육 이유로 꼽혔다. 이 문항에 대해 학부모들은 2001년에도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30.5%)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26.3%) 등의 답변을 내놨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