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준비 징후 또 포착…CNN “바이든 방한 시점 핵실험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6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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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소형화 완성 단계
풍계리 핵실험장 지휘소 앞 차량도 포착
이달 핵실험 직후 핵무력 완성 선언 가능성도

지난달 25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 비욘드패럴렐
지난달 25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 비욘드패럴렐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사실상 완성 단계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또 다른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됐다. 미 매체는 미국 군 및 정보 당국을 인용해 북한이 이달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국방 당국 역시 북한 핵실험 시점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10일) 직후이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20일) 직전 사이 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형 핵탄두 실험을 2차례 이상 연이어 실시할 가능성도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 핵실험장 지휘소 앞 차량 관측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정부 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3번 갱도 인근에서 전날까지도 계속 보수 작업 중인 것을 확인했다. 입구 외부에 신축된 건물의 경우 마감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인력 및 장비가 갱도에서 계속 오가는 정황 등을 포착한 것. 북한은 내부로 중장비 등을 들여오기 위해 3번 갱도 입구 바깥 지역을 평탄화하는 작업은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4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3번 갱도 주변 새로운 핵실험 준비 징후를 포착해 보도했다. 핵실험장 지휘소 건물 앞에 화물차가 주차된 모습이 관측됐다는 것. 3번 갱도 개보수 작업 이후 지휘소 부근에서 차량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갱도에서 주요 외부 도로와 교량 등을 연결하는 보안시설인 지휘소를 복구해 다시 운용 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38노스는 지난달 27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3번 갱도 출입구가 새로 뚫려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미국 CNN은 5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 군·정보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달 말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들 당국자는 북한이 현재 핵실험장에 실험할 핵폭탄을 설치했는지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CNN은 북한이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한 때도 핵실험 움직임을 보인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안보 진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순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려사항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모욕”이라며 “세계는 그에 상응해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연쇄 핵실험 가능성…핵무력 완성 선언할 수도


5월 폭파된 풍계리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5월 폭파 당시 모습. 동아DB
5월 폭파된 풍계리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5월 폭파 당시 모습. 동아DB
군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에 사상 처음 연쇄 핵실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 기준은 직경 60cm이내, 무게 500kg 미만이다. 스커드나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단거리미사일에도 장착 가능한 수준이다.

탄두가 작고 가벼울수록 기폭장치 소형화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북한이 더 작은 전술핵탄두를 제작했다면 한 차례 실험으론 성능 입증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에 현재 복구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하루나 이틀사이에 수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폭발력)급 핵실험을 2, 3차례 이상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번 갱도 내부가 2개의 기폭실을 갖춘 ‘가지 갱도’라는 점도 연쇄 핵실험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군 소식통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과 한미정상회담(21일)을 전후해 연쇄 핵실험을 할 경우 대내외 미치는 충격파가 크다”고 우려했다. 또 “북한은 핵보유국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경우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1, 2일 만에 5~6차례 핵실험을 연쇄적으로 실시한 뒤 핵무력 최종 완성을 선언하는 시나리오까지 북한이 염두에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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