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돼지 심장’ 이식 후 사망 환자서 돼지 바이러스 검출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6일 11시 51분


코멘트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가 두 달 만에 사망한 심장병 환자에게서 돼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종(異種)간의 장기 이식이 새로운 병원성 바이러스를 인류에 퍼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심장병을 앓던 데이비드 베넷(57)은 지난 1월7일 메릴랜드 대학병원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에게 돼지 심장 이식 수술받았으나, 두 달만인 3월8일 사망했다.

그리피스 박사는 심장 이식 수술 20일 후 베넷 신체에서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를 검출됐으나 극히 소량이라 “검사 오류”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술 40일이 지난 후 바이러스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고 베넷은 중태에 빠진 후 결국 사망했다. 이에 그리피스 박사는 “염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모세혈관에서 피가 새어 나왔으며, 이로 인해 심장이 부어 있었다”고 했다.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는 보통 입과 코에서 발견되지만, 가끔 내부 깊숙한 장기에서 발견되기도 한다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매거진 ‘테크놀로지 리뷰’는 전했다.

이에 대해 그리피스 박사는 지난 4월 20일 미국 이식학회의 세미나에서 “환자가 바이러스에 적극적으로 감염됐다거나, 유전자 조작 심장에 대해 면역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시신에서 발견된 돼지 바이러스로 인해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NYT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끈 코로나바이러스도 야생 동물로부터 유래됐다”며 “유전자 조작 동물 장기의 이식으로 인해 동물 병원균이 인류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진은 심장 이식 수술 전 돼지 입과 코를 통해 여러 차례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지만 바이러스를 걸러내지 못했다. 수술 이후 돼지 비장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바이러스 잠복기에 검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료진은 추정했다.

이에 대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이식 센터 부소장인 제이 피시먼 박사는 “베넷의 몸에서 나온 돼지 바이러스는 (돼지 사이에서만 전염될 뿐) 인간 세포에 전염되지는 않는다”며 “인류에 퍼질 위험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돼지 바이러스가 이식받은 돼지 심장에 손상을 입혀, 환자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