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마다 긴 줄, 곳곳 “까르르”…“야외서 간식 먹을 수 있어 더 좋아”
“아직 불안” 대부분 마스크 썼지만 사진 찍거나 운동할 땐 잠깐 벗기도
징검다리 연휴 맞아 제주 등 인파… 새로 문 연 춘천 레고랜드도 ‘북적’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가족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를 찾은 강유민 양(8·전북 전주시)은 놀이기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강 양은 “마스크를 안 쓰니 상쾌한 공기를 맘대로 마실 수 있고, 뛰어다녀도 땀이 나지 않아 좋다”고 했다. 어머니 김선미 씨(43)도 “어른들도 마스크가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했겠느냐”며 “놀이공원에서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
○ 3년 만에 ‘노 마스크’ 어린이날
올해 100주년 어린이날은 2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후 맞는 첫 휴일이었다. 전국 놀이공원과 동물원, 유명 관광지는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6세 딸, 4세 아들과 서울대공원을 찾은 이혜지 씨(35)는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공원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벗지 못해 답답했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공원 입구에서 풍선을 팔던 김수안 씨(74)는 “평소 주말보다 관람객이 5배 이상 많은 것 같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아이들 웃는 소리가 들리니 확실히 어린이날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도 가족 단위 인파가 몰렸다. 오후 2시경 평화의 문 광장에서는 어린이 약 100명이 자전거와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신지아 양(8·서울 송파구)은 “오늘 밖에서 처음 마스크를 벗었다. 그동안 마스크 쓰고 운동하느라 불편했는데 마스크 없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친구들과 놀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마스크 없이 킥보드를 타던 모승유 군(7·서울 강남구)도 “매일 집에만 있어 지겨웠는데 어린이날 아빠랑 나와서 놀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아직은 불안”… 마스크 착용
3년 만의 ‘노 마스크’ 어린이날이었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게 아니다 보니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스럽다는 시민도 많았다.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공원을 둘러봤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음료수를 마실 때 잠깐 마스크를 내린 뒤 다시 착용하는 정도였다.
13세 딸, 9세 아들과 공원을 찾은 이재호 씨(43)는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어린이날에도 집 밖에 안 나갔더니 아이들이 많이 답답해했다”면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꼭 쓰고, 아이들에게도 쓰게 한다”고 말했다.
4세 딸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은 전유정 씨(33)도 “마스크를 쓴 이후 아이가 확실히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 같아 오늘도 쓰고 나왔다”며 “계속 착용하던 습관이 있어 당분간은 계속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했다.
○ 춘천 레고랜드, 제주 관광지에도 ‘인파’

어린이날부터 8일까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제주도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렸다.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등 유명 관광지에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제주시 함덕해변 등 일부 해변에선 바다에 발을 담그고 이른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보였다. 한 관광객은 “그동안 아이들이 마스크 쓰고 돌아다녀서 답답해했는데,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닐 수 있어 편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