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반도체 육성 정책 효과에 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도 한몫


5일 쯔유(自由)시보를 비롯한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집권 여당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예측 자료를 인용해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는 3만6000달러에 이를 것이며 19년 만에 한국 GDP를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지난달 25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대만 1인당 GDP는 3만6051달러, 한국은 3만4994달러로 예상했다. 일본은 3만9240달러였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공급망 재편 기회를 이용해 좋은 결과를 창출했다”며 “모든 대만인이 방역에 노력하고 정부가 경제구조를 개선한 성과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는 동시에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대만을 보호하는 핵심 국방자산이기도 하다. 대만 병합을 노리는 중국으로서도 반도체 공급은 국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TSMC 생산체계를 손상시킬 무력을 쉽게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 전략이다.
대만은 단순히 경제 분야 성과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국가경쟁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과와 정부 및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을 종합 평가한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해 한국(23위)은 물론 미국(10위)까지 제쳤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팬데믹 덕을 톡톡히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비대면 디지털 전환 바람을 타고 대만 반도체가 주목받았고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얘기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