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중국 코로나 실태를 알린 작가 팡팡

이의진 누원고 교사
입력 2022-05-06 03:00업데이트 2022-05-06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제 인류는 출구를 찾은 걸까요?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추고 5월 2일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앤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인류는 이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지칠 만큼 지쳐 있지요. 벌써 전 세계가 2년 넘게 이 바이러스에 휘둘리면서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만 6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코로나19는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요? 아니 어떻게 세계에 알려졌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한 개인이 탄압을 무릅쓰고 코로나19로 벌어진 상황을 널리 알린 예는 있습니다.

2020년 1월 25일부터 4월 8일까지 75일 동안 중국 정부는 정체불명의 신종 전염병을 막기 위해 진원지인 우한시 전체를 봉쇄합니다. 9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격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그때 우한에 있던 작가 팡팡(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봉쇄된 우한의 실태를 매일매일 일기 형식으로 올립니다.

신종 바이러스가 일파만파로 퍼지는데 중국 당국은 은폐하고 침묵하는 상황, 고위직들의 안이한 대응, 그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낱낱이 기록합니다.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여러 번 빨아 다시 쓰는 사람들, 몸에서 열이 나는데 의사 얼굴도 보지 못하고 울부짖는 사람들, 병상이 모자라 입원을 거부당하는 말기 암 환자가 그녀의 글에 나옵니다. 단순히 코로나19 통계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었지요. 부모가 모두 확진으로 격리되자 집에 혼자 남은 뇌병변 아이는 굶어 죽고, 수많은 시신들은 장례 절차 없이 비닐에 싸여 화물트럭에 실려 나가는 도시의 참상이 우한일기에 나옵니다. 이렇게 그녀의 글은 고립된 우한 시민들이 겪는 혼란과 공포, 슬픔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합니다.

검열이 심하고 정보가 통제되는 중국에서 이는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팡팡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그녀의 SNS 계정은 한때 정지됩니다. 많은 지지자들을 얻었지만 동시에 중국 전역의 많은 적들도 나타납니다. 그들은 “팡팡이 체제를 비난했다”고 공격합니다. 팡팡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정이 풀리자마자 계정이 정지되었던 기간의 일기까지 함께 올리면서 중국 당국과 언론, 사회 지도층의 책임을 묻습니다.

이후 팡팡의 ‘우한일기’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지만 정작 고국인 중국에서는 출간이 금지됩니다. 중국의 대작가 옌롄커는 ‘국가적 기억상실을 거부한다’는 글에서 ‘우한의 팡팡 작가가 자신의 기억을 글로 쓰지 않았다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었을까?’라고 물었습니다. 검열과 통제가 심한 사회에서 힘없는 개인이 압력에 무릎 꿇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진실을 알리는 것, 그 중요성을 팡팡은 보여주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의진 누원고 교사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