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덕수 인준 카드 내세워 정호영-한동훈 사퇴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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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민주 연계전략에 국힘 대응 고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낙마시키지 않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 투표를 부결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주당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한덕수 후보자 인준이 진행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 박홍근 “‘소통령’ 한동훈, 자진 사퇴해야”
민주당은 9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한동훈 후보자에 대해 “일찌감치 자진 사퇴하는 것이 좋다”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자 지명에 대해 “문재인 정부, 민주당, 그리고 국회와 한판 대결을 하자는 선언”이라며 “쉽게 이야기하면 국회에 시한폭탄 하나 던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한동훈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을 “야반도주”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후보자 임명 문제를 한덕수 후보자 인준과 연관짓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한덕수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들을 추천했다”며 “그런 (문제투성이) 사람들을 추천한 한덕수 후보자에게 책임 또는 무능을 묻게 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사는 대참사”라며 “그런 점에서 윤 당선인이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모든 인사의 궁극적인 책임은 윤 당선인이 진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10일 취임 후 국회에 총리 임명동의를 요구하면 의원총회를 열어 인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총리 인준 투표는 무기명으로 이뤄지지만 한덕수 후보자 찬반을 당론으로 결정해 윤 당선인 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민주당은 정 후보자 외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지만 여야 이견이 커 1시간 만에 회의가 중단됐다.
○ 국민의힘 “다수당의 도 넘은 갑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덕수 후보자 인준 문제를 다른 장관 후보자 거취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고 보고 돌파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총공세를 퍼붓는 동시에 비판 여론이 큰 정 후보자 낙마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3일 정 후보자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다수당의 도 넘은 갑질”이라며 “처음부터 낙마라는 답을 정해놓고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집단 퇴장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방기이자 퇴행적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계속 새 정부 발목잡기로 일관한다면 민심의 거센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이 끝난 만큼 민주당이 인준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며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덕수 후보자가 도덕적으로나 실정법상 위반이 있었는지 보면 그렇지 않았고, ‘한 방’이라는 게 없었다”며 “민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민주당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의 경우 국민 여론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지만 한동훈 후보자는 반드시 사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한동훈 후보자의 청문회가 9일로 연기된 것에 대해 “민주당의 몽니로 인사청문회 법정 시한을 넘겨 대통령 취임식 전날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는 건 문제”라며 “새 정부 출범에 훼방 놓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더불어민주당#한덕수#인준카드#사퇴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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