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안철수 출마론, 판 커진 尹정부 첫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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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보선 D-30]
6·1지방선거 날 국회의원 7곳 보선… 여야, 정국 주도권 놓고 격돌 예고
오늘부터 尹정부 각료 인사청문회, 검수완박 이어 6·1선거 승부 파장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총 7곳으로 확정됐다. 선거를 30일 앞두고 ‘미니 총선’급으로 확대된 보궐선거에 3·9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등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 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 공석이 된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민주당 송영길·서울시장 후보) △경기 성남 분당갑(국민의힘 김은혜·경기지사 후보) △대구 수성을(국민의힘 홍준표·대구시장 후보) △강원 원주갑(민주당 이광재·강원지사 후보) △충남 보령-서천(국민의힘 김태흠·충남지사 후보) △경남 창원 의창(국민의힘 박완수·경남지사 후보) △제주 제주을(민주당 오영훈·제주지사 후보) 등 총 7곳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은 선거 30일 전인 이달 2일까지 사퇴하면 된다.

이제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이 전 지사와 안 위원장 등 대선주자급 거물들이 보궐선거에 직접 나설지 여부다. 이 전 지사는 인천 계양을에, 안 위원장은 성남 분당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지사 측은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을 아꼈고 안 위원장 역시 지난달 29일 성남 분당갑 출마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 6·1지방선거를 30일 앞두고 여야는 2일부터 새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 국면을 맞이한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더해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되면서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후폭풍으로 여야가 더 강하게 부딪칠 것”이라며 “특히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형성되는 여론이 지방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일 시작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발목 잡기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불을 예고했다.

6·1 보선 7곳, 尹정부 출범 22일만에 첫 시험대… 여야 총력전




대선주자 출마론, 판 커지는 6·1선거
이재명-안철수, 출마에 선긋지만 대선 겨냥해 원내 입성 노릴수도
지방선거 승패, 수도권서 판가름… 민주 “최소 2승” 국힘은 “싹쓸이”
민주당 세종시장 후보에 이춘희… 광역단체장 17곳 대진표 확정


“사실상 ‘3·9대선 2라운드’이자 ‘미니 총선’급 선거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같은 말이 나온다. 0.73%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린 3·9대선의 ‘연장전’ 성격에 더해 2024년 치러질 차기 총선에 대비하는 지방권력 확보전이라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선 반드시 승리해 대선 패배를 설욕하고 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강행과 인사 참패 논란 등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악용해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연승을 통해 새 정부의 초기 국정 운영에 좀 더 힘을 실어 달라는 메시지도 적극 설파할 계획이다.
○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李-安 출마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3·9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등판 여부다.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진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차기 대선 재도전을 노리는 만큼 원내 입성을 통한 정치적 공간 확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이 전 지사의 경우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천에 연고가 없기 때문에 이 전 지사의 출마 명분은 약하지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승리해야 한다는 것. 이 전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지사는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역대 최대 득표를 이끌어 낸 이 전 지사가 칩거하기만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이재명을 계양하라” “이재명을 계양에 전략공천하라”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의 경기도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분당갑엔 안 위원장이 창업한 안랩 본사를 비롯한 첨단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집중돼 있어 적합한 지역구라는 것. 국민의힘 관계자는 “합당 이후 차기 당권 도전을 생각하는 안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원내 입성을 위해 좋은 카드”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꽃가마(전략공천)는 태워 드릴 수 없다”면서 경선 원칙을 시사하는 등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게 리스크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과제) 전체 발표를 맡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지금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박민식 전 의원도 이날 “‘대장동 게이트’의 진상을 밝혀 이재명에서 비롯된 불법과 불명예를 지우고 분당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분당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김은혜 전 의원에게 석패한 김병관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 수도권서 판가름… 충청·강원도 격전지
민주당은 이날 이춘희 현 시장을 세종시장 후보로 확정하면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진표가 완성된 것.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 역시 수도권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중 최소 2곳에서의 승리를, 국민의힘은 3곳 모두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는 송 전 대표가 확정돼 오세훈 현 시장과 맞붙는다. 경기에서는 윤 당선인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전 의원과 3·9대선 막판 이 전 지사와 단일화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각각 ‘윤심’과 ‘이심’을 내세워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에선 민주당 소속 박남춘 현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전 시장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충청, 강원도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충북에선 ‘윤심’과 ‘문심’이 맞붙는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후보가, 국민의힘에선 윤 당선인의 특별고문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이 출격한다. 충남에선 민주당 소속인 양승조 현 지사와 역시 윤 당선인의 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태흠 전 의원이 붙는다. 강원에선 민주당 이광재 전 의원이 12년 만에 강원도지사 재도전에 나서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와 대결한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6·1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이재명-안철수 출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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