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더 위험해진다…실외 노마스크·자율방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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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30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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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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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오는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감염 위험이 더 높아졌다. 정부가 실외 마스크 해제를 결정한 이유인 자율방역도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5월 2일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다만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및 공연, 스포츠 경기는 함성이나 합창 등 침방울이 튀는 행위가 많아 착용 의무를 유지했다. 당국은 50명 이상 행사 때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실외와 달리 실내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실내는 버스·택시·기차·선박·항공기, 기타 차량 등 운송수단, 건축물 및 사방을 구획해 외부와 분리된 모든 구조물이다. 그 밖의 장소는 실외에 해당한다.

당국은 “이번 조치는 위반 시 10만원 과태료 벌칙을 적용하는 의무조치를 완화한 것”이라며 “국민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를 선택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코로나19 유증상자·고위험군, 실외 다중이용시설, 50인 이상 행사, 다수가 모여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침방울 생성이 많은 환경일 때는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스크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기초적인 방역 수단이다. 밀폐된 공간에 감염자와 함께 있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5월 2일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실외는 실내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훨씬 낮지만, 백신 미접종자라면 사정이 다르다.

백신을 맞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접종자보다 후유증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이날 0시 기준 누적 4503만745명이며, 전체 87.7%이다.

우리나라 국민 12.3%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셈이다. 3차 접종률은 64.5%로 낮아진다. 그중 만 60세 이상 고령층 3차 접종률은 89.5%이다. 고령층은 4차 접종 대상자인데, 10명 중 1명은 백신을 전혀 맞지 않았다.

백신 미접종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사망 위험이 높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병원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 26일까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초과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했다. 초과 사망은 한 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값인 ‘기대사망’을 초과한 사망을 말한다.

연구팀은 미국 내 지역을 북동부, 중서부, 남부, 서부로 구분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망자 발생이 가장 적은 북동부 지역을 기준으로 해당 기간에 피할 수 있었던 지역별 초과 사망자는 중서부 5만55명, 남부 19만7783명, 서부가 6만8395명으로 총 31만6234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초과 사망의 62%는 남부에서 발생했다.

남부 지역은 백신을 거부하거나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반대가 심한 지역이었다. 분석 기간인 2021년 9월 기준 남부 지역 백신 접종 완료율은 49.8%에 그쳤다. 같은 시기 북동부 지역 백신 접종 완료율은 60.3%였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사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황이다. 특히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방역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실내 마스크 착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율방역’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앞으로 확진자가 계속 줄어도 코로나19는 종식이 아닌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소 규모 유행은 반복될 것이다.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며 피해를 예방하는 생활의 지혜, 국민 개개인의 자율적인 (방역) 노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이후 신규 확진자 추이도 자율방역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최근 2주간(4월 17일~30일) 신규 확진자 추이는 ‘9만2976→4만7730→11만8476→11만1295→9만852→8만1043→7만5435→6만4707→3만4365→8만361→7만6787→5만7464→5만568→4만3286명’으로 나타났다. 닷새 만에 일일 확진자가 5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실외 마스크 해제 결정은 성공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확진자 추이가 증가세로 돌아서면 실외 마스크 해제 정책은 시한부에 그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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