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일만에 무늬만 남는 마스크 정책…고위험군 관리는 ‘숙제’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29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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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스1 © News1
방역당국은 5월 2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한다. 다만 사람이 몰리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나 시설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외 마스크 해제는 정부 방역정책이 큰 변화를 예고한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대부분 해제한 데 이어 실외 마스크까지 풀면 실내 마스크 등만 남기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부 코로나 안정적으로 판단…김 총리 “50명 이상 집회와 행사는 착용”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상세한 내용은 이날 오전 11시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지난 2020년 10월 13일부터 시작한 마스크 의무 착용이 566일 만에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사람이 몰리는 특정한 실외, 실내에 한해서만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기초적인 방역수칙이라는 점에서 해제 방침은 큰 의무를 시사한다. 정부가 그만큼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정부는 (유행) 정점 이후 6주일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방역 상황과 일상 회복에 대한 국민적 바람을 고려해 방역 규제를 계속해서 개선하겠다”며 “5월 2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감염 위험을 고려해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와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때는 현재처럼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전문가 분석 등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며 “지난 2년간 방역에 협조한 국민 여러분의 성숙한 방역 의식을 믿고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아닌 현정부가 결정…노인·면역저하자는 여전히 위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새정부가 출범한 뒤 실외 마스크 해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5월 하순쯤 유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이하 코로나 특위)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 후 한 달 안에 실외 마스크 해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정부가 실외 마스크 해제를 결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혔다. 하지만 현정부는 계획대로 실외 마스크 해제를 결정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적인 만큼 굳이 한 달가량을 더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를 과학적 측면만 보면 실내보다 실외에서 전파 가능성이 떨어진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메시지, 국민들의 행동 양상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가 마스크 해제를 연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5월 2일부터 해제하는 쪽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인수위는 실외 마스크 해제 시점을 연기하자고 요구한 명분으로 가을과 겨울 재유행 경고, 오미크론 새 변이 유입 등을 꼽았다.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해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한다. 인수위 판단과 별개로 실외 마스크 해제가 이뤄지면 마스크 착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만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 대상자이기도 하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위주증 및 사망 위험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높다.

이날 0시 기준 연령대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80세 이상 1만3391명(58.93%), 70대 5256명(23.13%), 60대 2692명(11.85%), 50대 923명(4.06%), 40대 285명(1.25%), 30대 99명(0.44%), 20대 52명(0.23%), 10대 8명(0.04%)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소 2~4주일 동안 관찰 기간을 두면서 마스크 해제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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