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만에 2부행 위기… EPL 에버턴, 생존게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지역라이벌 리버풀에 더비 패배… 20개 팀중 강등권인 18위 머물러
리그 9번-FA컵 5번 우승 등 기록
아스널 이어 연속 최장 잔류에도 최근 부진 못 벗어 안방팬 불안

잉글랜드 프로축구 에버턴이 68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에버턴은 25일 리버풀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패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 있다. 두 팀은 모두 머지사이드주에 연고를 두고 있다. 전체 20개 팀인 1부 리그 EPL에서 18∼20위 세 팀은 다음 시즌에 2부 리그인 잉글랜드 챔피언십으로 떨어진다. 6경기가 남은 에버턴(승점 29)은 한 경기를 더 치른 17위 번리(승점 31)와 치열한 잔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턴은 1954∼1955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68시즌 연속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는 1919∼1920시즌부터 현재까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리그가 중단된 기간을 제외하고 96시즌 연속 1부 리그에 참가한 아스널에 이어 잉글랜드 프로축구 두 번째 기록이다. 1부 리그 참가 전체 기록으로 보면 에버턴은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출범한 1888∼1889시즌 이래 모두 119시즌을 1부 리그에서 보내 잉글랜드 축구팀 전체 1위다.

에버턴은 1992년 출범한 EPL을 포함한 1부 리그에서 9차례 우승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5번 우승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안컵에서도 1984∼1985시즌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최근 10년 동안에도 5∼12위에서 순위가 움직였으나 올 시즌엔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에버턴은 올해 1월 카를로 안첼로티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63)을 경질하고 스타플레이어 출신 프랭크 램파드 감독(44·사진)을 긴급 소방수로 투입했으나 팀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에버턴은 램파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치른 12경기에서 3승 1무 8패에 그쳤다.

리버풀의 레전드로 어린 시절 에버턴 팬이었던 제이미 캐러거(44)는 25일 영국 토크스포츠를 통해 “에버턴은 EPL 역사상 2부 리그로 강등되는 가장 큰 팀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강등된다면 다른 팀에도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현재 에버턴 선수들의 몸값을 보면 강등권에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축구전문 통계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에버턴 선수단의 몸값은 4억4775만 유로(약 6000억 원)에 이른다. 1억4200만 유로(약 1900억 원)인 번리 선수단 몸값의 3배가 넘는다.

에버턴이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되면 축구팬들에게는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가 2018년 처음으로 2부 리그로 떨어진 것과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 당시 함부르크는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후 55년 만에 처음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유일하게 1부 리그에서 전 시즌을 뛰고 있던 함부르크가 강등되자 흥분한 팬들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번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에버턴이 패하자 분노한 일부 팬이 리버풀 안방구장인 안필드 내의 화장실과 기물을 부수기도 했다.

에버턴의 강등 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EPL 팀들은 벌써부터 에버턴의 주요 선수를 영입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히샤를리송(25)을 비롯해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문장 조던 픽퍼드(28), 콜롬비아 국가대표 수비수 예리 미나(28) 등이 에버턴 강등 이후 다른 팀에서 뛸 수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잉글랜드 프로축구#에버턴#강등 위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