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최근 10년 간 국제가격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4일 발간한 ‘북한농업동향’ 제23권 제4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북한 내 밀가루 가격은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작년 4분기까지 2.5배 이상 폭등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쌀, 옥수수 등 다른 곡물 대비 밀가루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작년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알곡 생산구조 전환’을 논의한 뒤 밀 농사 확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배경에도 “밀가루 가격 폭등”이 있다는 게 연구원의 평가다.
다만 연구원 측은 북한 내 식량 소비에서 밀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다’는 이유로 밀 생산국인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앞으로 국제시장의 밀 가격이 더 오르더라도 ‘북한 식량 사정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수석연구위원은 25일 보도된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밀가루 가격 상승이) 과자, 빵, 국수 등을 생산하는 데는 지장을 초래하겠지만, 그래도 북한의 식량 소비구조는 쌀과 옥수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밀은 논에서 이모작 또는 밭에서 다모작을 통해 생산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북한 내 농업 생산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후 여건도 불리하다”며 북한이 수입을 대체할 만큼 밀 생산을 확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