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美 코첼라 입성…현지 활동 모멘텀 기대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4일 0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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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규모의 야외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이 팝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현지에 다양한 한국 대중음악을 알리는 플랫폼이 될 지 관심을 끈다.

특히 4세대 K팝 걸그룹 ‘에스파(aespa)’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오의 사막지대 코첼라 밸리에서 열리는 이 음악 축제의 메인 스테이지에 K팝 걸그룹 최초로 공식 초청받아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 주말 올해 1주차 코첼라 무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현지에선 에스파가 이번 주말 2주차 무대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에스파 무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기반으로 현지에 다양한 아시안 아티스트를 소개해온 레이블 ‘88라이징’이 메인 무대에서 기획한 공연에 포함됐다.

지난 1주차엔 2세대 K팝 걸그룹 ‘2NE1’이 역시 88라이징 공연의 하나로 6년4개월 만에 완전체 무대를 꾸며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2NE1이 아닌 이 팀의 리더 씨엘(CL)이 초청을 받았는데, 그녀가 2NE1 완전체 무대를 제안한 뒤 다른 멤버들인 산다라박·박봄·공민지를 초대하면서 깜짝 무대가 성사됐다. 이 팀은 대표곡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선보였다.

에스파는 이번에 가장 규모가 큰 코첼라 메인 스테이지에서 히트곡 ‘블랙 맘바(Black Mamba)’와 ‘넥스트 레벨(Next Level)’, ‘새비지(Savage)’는 물론,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미공개 신곡 무대 등 총 4곡을 들려준다.

지난 2019년 3세대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가 이미 코첼라 무대에 서긴 했다. 다만 서브 스테이지인 사하라 무대에 올랐다. 이후 블랙핑크는 미국에서 이름을 다지며 현지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K팝 걸그룹으로는 최고 높은 순위인 2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블랙핑크와 같은 매니지먼트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그룹 ‘빅뱅’이 2020년 코첼라에 초청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되면서 출연이 무산됐다.

에스파가 이번 코첼라 무대 이후 현지에서 인지도를 급격히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에스파는 작년 첫 미니앨범 ‘새비지’로 ‘빌보드 200’에 20위로 첫 진입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같은해 미국 최대 규모의 추수감사절 축제 ‘메이시스 생스기빙 데이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에도 참석했다.

또 같은 해 영국 유명 음악 전문 잡지 ‘NME’가 선정한 ‘2021년 베스트 송 50’에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버터’(10위)와 함께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45위)이 뽑히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경전의 구약 시작이 H.O.T.라면, 에스파는 신약의 시작쯤 될 거다.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에 이어 ‘넥스트 레벨’로 케이팝의 ‘사이버 펑크’ 영역을 열어젖힌 에스파는 ‘새비지’로 그 세계의 1장을 완성했다. 확실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콘셉트와 음악적 물성을 통해 케이팝 메타버스의 신체적 골격을 완성해냈다. 이런 독특함이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지 업계의 관심이 크다.

코첼라는 1999년부터 이어져 매년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으는 미국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이다. 가장 핫한 팝스타들과 영향력 있는 뮤지션들의 참여로 매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뮤지션 중 코첼라 첫 출연은 2011년 듀오 ‘EE’(이윤정·이현준)다. 2016년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두 번째로 참여했고, 2019년엔 블랙핑크와 함께 밴드 ‘혁오’, 전통음악 기반의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가 출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올해 코첼라는 라인업이 쟁쟁하다.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스웨덴 일렉트로닉 댄스 그룹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SHM)와 캐나다 R&B 수퍼스타 더 위켄드, 도자 캣(Doja Cat), 코난 그레이(Conan Gray), 핑크 스웨츠(Pink Sweat$), 등 약 120명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특히 지난 15~17일(현지시간)에 이어 거의 같은 라인업으로 22~24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이번에 2NE1과 에스파뿐만 아니라 국내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했다.

1차 공연에 88라이징을 통해 윤미래와 비비(BIBI)가 공연했다. 역시 이 무대에 K팝 그룹 ‘갓세븐(GOT7)’ 멤버인 홍콩계 중국인 잭슨 왕(Jackson Wang)도 올랐다. 88라이징 무대와 별도로 에픽하이가 다시 출연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 DJ 페기 구도 가세했다.

또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33)의 솔로 프로젝트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도 나왔다. 재패니즈 브렉퍼스는 올해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현지에서 최근 크게 주목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사실 코첼라는 비교적 젊은 축제다. 그럼에도 록은 물론 힙합,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기획력으로 단숨에 세계에서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음악 축제가 됐다.

올해는 전 무대를 유튜브로도 실시간 중계를 해 어느 때보다 온라인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미국을 비롯한 더 많은 음악 팬들이 출연자들을 더 눈여겨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음악 소식·인터뷰 등이 담긴 뉴스레터 ‘제너레이트’를 운영하는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KMA) 선정위원)는 “에스파가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데 코첼라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면서 “코첼라가 위상이 대단한 음악 축제인 만큼 블랙핑크처럼 K팝 아티스트들에게는 굉장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에 데뷔한 에스파는 사실 오프라인 라이브 공연에서 인기를 직접 확인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코첼라 무대에 선다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김 평론가는 “이제 해외 오프라인 무대가 물밀듯이 등장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해외 음악 팬들 사이에서 K팝이나 국내 인디 음악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확인하게 됐다”면서 “이번에 에스파가 네곡만 부르는데 뒷날 코첼라에서 한시간 무대를 풀로 채운다면 현지에서 자신들을 알리는 용틀임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코첼라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무대에 국내 대중음악 뮤지션들이 진출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다소 쏠린 K팝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밴드 ‘안녕바다’와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오는 7월27일 한국문화원과 뉴욕 대표 문화예술 공연장 링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인디 뮤직 나이트’에 출연한다. 독특한 포지션의 K팝 걸그룹 ‘드림캐쳐’는 오는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프리마베라 사운드’에서 무대를 꾸민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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