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은해, 살인죄 입증 어려울듯…CCTV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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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2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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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혐의에 대해 진술을 계속 거부하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들의 살인 혐의 입증에 대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애당초 경찰 초동 단계에서 입증할 능력이 안 된다는 걸 시사할 정도로 어려운 사건이라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밝혀야 할 문제들이 여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지금까지 온 길보다 (가야 할 길이) 훨씬 멀어 보이는 사건”이라며 살인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상당하지만 실제로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교수는 “일단 (사망한 피해자 A 씨에게) 아무런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어 결국 사망했기에 (이 씨 등은) 피해자의 죽음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에 빠진 A 씨에) 도움을 줘야 할 상황인데 도움을 주지 않고 피해자를 사망케 했다면 ‘부작위 살인’으로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이은해가 ‘튜브를 던져줬다’. ‘마지막 순간에는 못 봤다’고 하는데, 그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는 안 잡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복어 독 살인 시도’ 의혹에 대해서는 “이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복어 독 관련 문자는 일종의 장난스러운 대화였을 뿐 사실 복어 독을 먹인 적이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물적 증거가 확보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 씨는 자필 진술서에서 “복어를 사서 매운탕 거리와 회로 식당에 손질을 맡겼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맛있게 먹었다”며 “살해하려고 했다면 음식을 왜 다 같이 먹었겠는가. 식당에서 독이 있는 부분은 소비자가 요구해도 절대로 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구속된 이은해가 자수 후에도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묵비권 행사가 형량을 낮추는 데 도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 자수해서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뜻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으로 자수에 이르는 피의자는 과정을 다 털어놓고 ‘피해자에게 잘못했다’, ‘책임 충분히 감당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 씨는) 진술 거부하는 태도가 일관성이 없어 보이고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도 엿보기 어렵다”며 “양형에 유리하도록 감경을 목표로, 형량을 협상하려고 자수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검찰의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직원에, 어린애도 아닌 성인 남자가, 연약한 여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가”라며 “결국 극단적 선택 비슷한 걸 시킨 것 아닌가, 그렇게 뛰어내리게 하는 걸 밝혀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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