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98일째…수습·피해 보상 난항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9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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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가 98일째를 맞았지만 현장 위험물 해체, 안전 진단, 건물 철거·재시공 등 후속 수습·지원이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1일 무너진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건물에서는 잔존 구조물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16개 층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면서 건물 안팎 곳곳에 막대한 철근·콘크리트 잔해물이 남아 있는 상태다.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은 고용노동부 작업중지 명령 해제 심의를 거쳐 지난달 3일부터 8일 동안 201동 서측 대형 콘크리트 잔재물을 제거하고 반출했다.

이어 해체 공정에 투입할 타워 크레인을 설치, 지난 5일 붕괴 직후 방치된 상층부 RCS 갱폼(거푸집)을 해체했다. 지난 12일에는 해체 작업 감리자가 지정됐다.

또 이달 말까지 최상층에는 건축물 보수 장비인 BMU(Building Maintenance Unit) 곤돌라가 설치된다. 곤돌라에 탄 작업자와 타워 크레인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구조물 견인·절삭·하역 등 해체 공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20일부터는 사고 직후 홀로 위태롭게 서 있는 201동 남측 외벽과 동측 기둥을 해체한다. 동쪽 33~38층, 남쪽 36~38층, 동쪽 26~32층, 남쪽 26~35층 순서대로 다이아몬드 와이어 톱과 절삭기 등을 이용해 구조물을 절단한 뒤, 타워크레인을 통해 꺼낸다.

이르면 6월 30일께 201동 건물 내 붕괴 잔해·잔존 구조물 등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건축물 안전만 확보되면 구조물 안전 진단이 진행된다. 현재 입주 예정자들은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공신력 있는 안전 진단 이후 전면 철거·재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구는 광주시·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력해 공신력 높은 정밀안전진단업체 선정에 나선다. 안전진단 전문가 자문과 유관기관의 참여를 추진, 신뢰성 높은 진단 결과를 확보할 계획이다.

수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안전 진단의 결과에 따라 철거 대상 선정, 방법 등 구체적 안이 결정된다.

철거 범위·일정이 결정된다고 해도 갈 길은 멀다. 39층 규모 201동 1개 동만 완전 철거하기까지는 17~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버스터미널, 중심 상권이 밀집해 있는 도심 한복판인 만큼 무사히 철거 공사를 마치기까지 숱한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붕괴 사고 이후 신축 공사가 무기한 중단된 화정아이파크 1·2단지 아파트·오피스텔 입주 예정자 847가구에 대한 주거 지원도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공정·공법이 ‘쌍둥이’ 격인 1·2단지를 모두 전면 철거·재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구청과 현대산업개발은 정밀 안전 진단 결과 등 명확한 근거에 따라 철거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를 대신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연대 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았다. 다만 입주 지연에 따른 중도금 대출 납부기한 연기, 입주예정자 개별 세대 요구사항 반영 검토 등 협의가 진행 중이다.

입주 예정자마다 주택 구입 계획, 주거 이전 비용 등이 각양각색인 만큼, 2년 넘게 걸리는 철거 기간 중 입장이 엇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현장 주변 피해 상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영업 손실 보상 접수는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전체 피해상가 131곳 중 40곳이 ‘절차와 보상 내용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가가치세 유예, 영업 손실 보상 일수 6개월 이상 반영, 상가 건물 안전 진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나머지 상가 91곳은 보상 신청을 마치거나 합의를 마쳤다.

서구청은 이날 광주를 방문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면서 ▲입주예정자 대상 은행권 대출 규제 해소 ▲조정대상지역 해제 ▲정부 차원의 정밀안전진단 업체 선정·관련 기준 마련 ▲국토안전관리원 안전진단 참여 등을 건의했다.

윤창현 인수위 상임위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인수위 차원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과정을 알아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 특히 피해 상인과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억울한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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