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 글로벌 성장률 4.1% → 3.2%로 하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9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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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뉴시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올해 글로벌 경제 전망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18일(현지 시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1%에서 3.2%로 낮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봄에 심각하고 중첩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경제 위협 요인들로 거론했다. 맬패스 총재는 또 “유럽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전망이 4.1%나 후퇴했다”며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선진국과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전망도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5개월 간 1700억 달러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이중 500억 달러를 앞으로 3개월 간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4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설에서 “세계가 매우 위험한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세계 경제 규모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 전망을 내릴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리가 직면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쟁이고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며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성장세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오른 것이며,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사람들의 소득이 줄고 고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의 성장 전망이 잇달아 악화되고 있는 것은 세계 각지에 여러 메가톤급 악재가 동시에 출현하면서 위협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에너지 가격 및 주택 임차료 상승의 여파로 전년 동월대비 8.5%나 치솟았다. 급격한 물가상승이 정권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을 단행하면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중국은 강력한 방역 조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8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당국 목표치 5.5%보다 낮은 4.8%에 그쳤고,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5% 줄어들었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효과가 반영되는 2분기 경제 성장률은 훨씬 더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는 물론 동유럽 주변국들도 상당수가 상당한 경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료품이나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개도국의 상황은 더 안 좋다. 맬패스 총재는 “나는 개도국들이 깊이 우려된다”며 “이들 국가는 에너지와 비료, 식품 가격의 갑작스런 상승과 금리인상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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