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동정부 정신 훼손될 일 있었다”… 인선 앙금 남은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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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하루만에 인수위 업무 복귀
尹, 간사단회의 나와 “노고 감사”… 安 “참석 감사” 갈등봉합 모양새
尹측 “전날 회동 매우 화기애애”… 安 “국민 실망 없게 하는데 공감”
安측 공동정부 보장할 ‘결과’ 요구… 향후 靑-차관급 인선 등 불씨 잠복

尹-安, 인수위 간사단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내각 인선 등을 둘러싼 갈등 속 업무 보이콧을
 했던 안 위원장은 이날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하며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다시 국민께 실망을 끼쳐 
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尹-安, 인수위 간사단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내각 인선 등을 둘러싼 갈등 속 업무 보이콧을 했던 안 위원장은 이날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하며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다시 국민께 실망을 끼쳐 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새 정부 첫 내각 인선에 반발하며 업무 보이콧에 나섰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하루 만인 15일 복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전날 밤 전격 회동을 통해 ‘공동정부 합의’를 둘러싼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하지만 이날 양측이 내놓은 발언들에서는 여전히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회동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공동정부의 가치를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 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지만, 다시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다소 날선 반응을 보였다.
○ 尹 측 “화기애애” 安 “공동정부 정신훼손”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안 위원장님을 비롯해 인수위원님들의 밤낮 없는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 직접 참석해 힘을 실어준 것이다. 안 위원장도 “회의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당선인이 이렇게 (회의에) 자주 참석한 인수위는 역사상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인수위원장으로서의 업무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엄중한 일이기에,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인사나 정책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깊게 논의하기로 했다”며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기업,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성을 갖고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이 하루 만에 일단락된 것은,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지분다툼’을 벌이면 국민 여론이나 6·1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미뤄져 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양당이) 완전히 합당되면 정권 창출의 뿌리인 정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라며 “누구 추천 인사가 몇 명 들어갔다는 게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 남은 인사에서 갈등 재발 소지 여전
다만 윤 당선인 측이 국정 공동운영을 보장할 실질적인 ‘결과’를 제시하기 전까진 갈등의 불씨가 꺼졌다고 보기 어렵다. 안 위원장이 이날 언급한 ‘공동정부 정신 훼손’은 내각 후보자군에서 안 위원장 측의 인사 안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뜻한다. 윤 당선인 측이 추천받은 인사를 검증하고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내각 후보자 명단을 미리 함께 상의했더라면 안 위원장이 중간 피드백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최종 명단이 정해진 뒤에야 통보받았기 때문에, 제대로 상의할 기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복귀한 것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윤 당선인이 성의를 보일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안 위원장의 ‘인선 참여’는 남아있는 장관급 인사나 대통령실, 민관합동위원회, 각 부처의 차관직 등을 통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장관이 자신과 함께 일할 차관을 추천하는 ‘책임장관제’를 강조한 만큼 실제 인선 과정에서 다시 마찰이 빚어질 소지도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장관 후보자가 나올 경우, 해당 자리를 안 위원장 측의 몫으로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안철수#업무 복귀#윤석열#갈등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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