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꽃등심부터 주홍빛 송어까지… “눈이 즐겁고 입이 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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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 봄여행 가이드]
넉넉한 봄 바다가 손짓하는 홍성
최초 유기농업특구 지정된 대표 한우 생산지… 수산물 품질도 높아
김좌진-한용운 등 생가 돌아보고 남당항서 차박 즐기기에도 제격

충남 홍성은 봄철 먹거리 천국이다. 서부면 남당항과 궁리포구 등은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궁리포구 석양의 모습. 홍성군 제공
충남 홍성은 봄철 먹거리 천국이다. 서부면 남당항과 궁리포구 등은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궁리포구 석양의 모습. 홍성군 제공
봄 바다는 풍성하다. 이맘 때가 되면 다양한 수산물이 산란기를 맞아 특히 맛이 좋다. 산과 바다, 그리고 기름진 옥토의 땅. 내포(內浦)의 중심인 충남 홍성은 더욱 그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피로감을 푸는 데 홍성만 한 곳이 없을 터. 가는 곳마다 역사 인물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바닷가로 향하면 꽃게, 바지락, 바다송어 등이 기다리고 있다.

봄철 먹거리 천국, 홍성

홍성 한우.
홍성 한우.
홍성은 한우가 유명하다.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된 친환경 농업의 1번지다.

홍성사람들의 한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산맥으로 둘러싸인 구릉지로서 공기와 물이 좋고 바닷바람까지 곁들여져 한우 육질이 우수하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급육 생산을 위한 지속적인 한우 개량과 혈통 등록 등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더 큰 몫을 했다. 2012년에는 홍성한우가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홍성읍내를 비롯해 면 단위 등 웬만한 곳에는 한우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꽃등심을 비롯해 안창, 갈비, 살치, 부채살 등 부위별로 색다른 맛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홍성 남당항 바다송어.
홍성 남당항 바다송어.
제철 수산물은 서부면 남당리와 궁리포구 등으로 가면 맛볼 수 있다.

때마침 24일까지 남당항에서는 신(新) 봄철 수산물로 떠오른 제2회 바다송어축제가 열린다. 남당항 바다송어는 어린 민물송어를 바다에서 키운 것. 졸깃하고 탱탱한 식감에 담백하고 풍미가 좋다. 특유의 흙냄새가 없어 회는 물론 초밥, 매운탕 등으로 즐길 수 있다.

남당리 축제장(해양수산복합센터 및 횟집)과 온라인(namdang.co.kr)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다. 1kg 기준 포장 4만 원, 식당에서는 5만5000원이다.

광천전통시장과 독배마을의 토굴 새우젓은 전국에서도 알아준다. 이곳 새우젓은 연중 14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토굴 속에서 3개월 간 숙성기간을 거친다. 맛과 향이 다른 지방 새우젓과는 다른 이유다.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의 고장


홍성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역사 인물의 고장이다. 고려의 명장 최영 장군과 사육신 성삼문, 일본군을 상대로 최대 승리를 이끈 청산리 전투의 백야 김좌진 장군, 굳은 지조와 절개로 일본에 항거한 만해 한용운 선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 전통춤의 대가인 한성준 선생, 한국 회화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확립한 거장 이응노 화백 등 문(文), 무(武), 예(藝)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역사 인물을 배출한 곳이다.

봄철 자녀와 함께 여행하기 딱 좋은 곳이 홍성인 이유다.

가볼 만한 역사 인물의 생생한 현장으로는 김좌진 장군 생가(갈살면)와 한용운 생가(결성면), 이응노 화백의 생가(홍북면)가 있다. 3곳 모두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이 화백 생가에 있는 미술관에는 선생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서 출발해 백야 생가를 거쳐 만해 생가 코스로 이어지는 계획이 제격이다.

용봉산자연휴양림, 오서산, 광천의 그림같은수목원, 서부면의 에덴힐스 등도 볼거리다. 특히 여객선을 이용해 남당항 앞바다 죽도에서의 트레킹도 최근 각광 받고 있다.

‘차박(車泊)’이 즐거운 홍성

홍성군 남당항과 어사리 노을공원, 속동전망대, 상황리 해변 이면도로, 속동갯벌마을 등은 최근 차박 성지로 자리 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원한 바다에 그림 같은 노을을 선사하는 곳이다. 인근 포구의 다양한 먹거리와 갯벌에서의 체험도 매력적이다.

홍성군은 이들 차박지를 관광산업으로 흡수, 주민과 상생하는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홍성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인 ‘행복한여행나눔’과 홍성군이 ‘홍성DMO 클린캠핑 챌린지’를 추진해 온 것. 이 사업은 전국 유명 차박지 관할 지자체들이 불법 차박에 따른 주민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올바른 캠핑문화 정착과 관광 및 먹거리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승화시키고 있다.

차박족에게는 홍성지역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홍성지역 내 캠핑장 인증사진이나 클린캠핑 활동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는 캠핑족에게는 홍성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바비큐와 브런치 등 밀키트 세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후 전국의 차박족들이 클린캠핑 약속에 서명하고 이곳을 자주 찾고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와 야간 음주· 불법취사·고성방가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크게 개선됐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홍성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로서 넉넉한 인심과 충절의 고장”이라며 “올봄 여행은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홍성을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중부권 봄여행 가이드#중부권#여행#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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