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식약처 “세심히 확인 못했다” 사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14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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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튜브 콘텐츠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비판 받은 것에 대해 “잘못된 표기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식약처는 14일 입장문을 내 “2월 10일 식약처 유튜브에 게시된 ‘임산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 제목의 중국어 자막 영상에 파오차이 표기가 등장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식약처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이유에 대해 콘텐츠 제작자가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쓴 파오차이는 김치가 아닌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이다. 우리 고유의 발효 음식인 김치의 정확한 중국어 번역과 표기는 ‘신치’(辛奇)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가 지난해 임산부·영유아의 건강한 식생활 안내를 목적으로 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4개 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베트남어)로 제작, 번역하는 과정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파오차이로 잘못 표기됐다”며 “2021년 7월 22일 김치의 중국어 표기 용례가 신치로 변경됐으나,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이를 세심히 확인하지 못해 표기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어 “식약처는 표기 오류를 인지한 즉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식약처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이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서 교수는 누리꾼의 제보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측에 (김치 공정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선,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 아무쪼록 정부기관, 기업, 민간 부문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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