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애국’ 논란 정호영 “상처받은 분 있다면 대단히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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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2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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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과거 언론 기고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 ‘출산은 애국’ 등의 표현을 써 논란이 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마음이 불편하고 상처 받은 분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길에 “제가 외과의사로서 10년 전에 한 일간지에 의료문제에 대해 일어나는 현황, 핫이슈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하는 글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책적인 면에서 매우 신중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2012년 지역 일간지에 ‘애국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에서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고 썼다. 이어 결혼을 장려하는 이유로 배우자가 있는 폐암 환자가 독신인 환자보다 오래 산다는 미국 대학의 연구 결과를 제시한 뒤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고 설명했다.

또 2013년 11월 18일 기고한 ‘3m 청진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여자 환자의 가슴에 바로 귀를 대기가 민망해서 만들어진 청진기가 이젠 더욱 길어지게 됐다”며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직종에 의료인을 포함하도록 개정한 법안을 조롱하는 의료단체의 SNS에 동조하기도 했다.

민주 “복지부 수장으로 부적합…자진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 잘못된 국가주의, 미흡한 전문성을 볼 때 시대정신이 반영되어야 할 보건복지부의 수장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칼럼에서 드러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정 후보자의 인식은 놀라울 정도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이 선택할 영역이다. 우리 국민은 출산을 위해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왜 결혼을 포기하고, 기혼자들이 왜 출산을 기피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이나 이해가 전무한 분이 복지정책을 맡겠다니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3m 청진기’ 칼럼 논란에 대해서도 “성범죄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보건복지부를 맡길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며 “정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자의 왜곡된 여성관과 인사 철학 부재가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성도 의문이다. 정 후보자의 의료행정 전문성은 존중하지만 복지정책에는 아마추어에 가깝다”며 “당선자가 정치 입문 1년도 안 돼 당선됐다고 복지정책과 연금 개혁까지 아마추어에게 맡기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천준호 의원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할당, 안배가 없다던 윤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 친구 알박기를 위한 포석이 아니었나.윤 당선인의 40년 친구라는 정호영 후보자의 부적절한 인식과 표현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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