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월 9일 승리 선언 전 돈바스 장악 가능할까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1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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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러시아군이 그 전에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군·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일인 5월9일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봤는데, 러시아군이 그간 발생한 병력 손실 등으로 돈바스 지역 장악에 필요한 군사력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지에서 병력을 뒤로 물린 뒤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악명 높은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 사령관을 우크라이나 전쟁 총괄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야전사령관을 임명한 것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으로,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드보르니코프는 2015년 시리아전 당시 현지 러시아군 초대 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실전 경험이 많으며, 민간인 주거 지역까지 무차별 공습을 하는 등 잔혹한 전술을 구사해 ‘시리아 도살자’라는 악명을 얻었던 인물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가 여전히 돈바스 지역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이에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루한스크 당국자들은 시민을 대피시키는 등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종일 계속되고 있다”며 “이지움 방향에서 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공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막사 테크놀로지의 최근 위성 사진에선 12.8㎞에 달하는 러시아군 호송대가 하르키우 동쪽 벨키이 부르루크를 거쳐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했다.

ISW는 “우리는 러시아군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돈바스 지역에서 작전할 전투 능력을 갖춘 대규모 기계화 부대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각한 타격을 입고 부분적으로 재건한 부대를 큰 비용을 들여 조금의 이익을 얻는 공격 작전에 계속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군사 분석가들과 관측통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와 북부 지역에서 타격을 입은 부대를 재편성하는데 고군분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침공 전 우크라이나 인근에 120여 개 대대전술부대(BTG)를 배치했다. 그러나 4분의 1은 현재 작전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유럽의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8일 기준 러시아군의 현재 전투력이 침공 전의 85% 이하라고 다소 엇갈린 추청치를 내놨다. 이에 대해 ISW는 “미국의 평가는 러시아군의 현재 전투 능력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총사령관을 임명한 것 역시 러시아군의 그간 지휘 명령 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되고 있다.

ISW는 “드보르니코프 임명은 초기 침공에서 나타난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지휘 시스템을 단순화했다고 해서 지휘 문제가 모두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효율적인 지휘 통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상황이 우크라이나군에게 쉬운 전투가 될 것이란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ISW는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대부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을 가두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이전의 작전과 같이 러시아 공격이 목표에 도달하기 전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는 큰 전투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특히 돈바스 지역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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