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 위해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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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올해 ‘기초과학의 해’로 지정
코로나 대응서 활약… 중요성 커져
저성장 극복 위해서도 투자 필수적
11∼15일 기초과학진흥주간 맞아 과기부, 강연-온라인 퀴즈쇼 진행

“기초적이고 호기심에 기반한 과학 연구가 없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더욱 나빴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기초과학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엔은 2022년인 올해를 ‘세계 기초과학의 해’로 지정하며 그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진단검사, 역학 모델링, 바이러스 기초분석 등 인류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 도구들이 모두 기초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기초연구 진흥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세계 기초과학의 해와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11일부터 15일까지를 기초과학진흥주간으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 “기초과학 투자가 생산성도 높여”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장기적 생산성 성장을 위해 혁신이 중요하다”며 “혁신은 연구개발(R&D)과 직결되지만 R&D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생산성이 수십 년 동안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IMF는 이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기초과학 연구가 응용 연구보다 국가의 생산성을 더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제성장을 위해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개발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 외에도 경제활동 재개로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또 “기초과학 분야 연구 성과는 특정 제품이나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기초과학 연구 논문에 대한 인용이 출판 8년 후 정점을 이룬다는 점에서도 그런 특성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 기초과학, 국민과 공감대 만든다
한국도 기초과학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1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5년간 R&D 예산 내 기초연구 분야 예산 증가율은 81%로 같은 기간 69%에 그친 공학 분야에 비해 높다. 2017년 1조2600억 원이었던 관련 예산은 올해 2조5500억 원까지 늘어났다. 기초연구 지원 과제 수는 2016년 1만2092개에서 지난해 2만4000개로 1만 개 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초과학 연구의 대표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도 2011년 설립돼 피인용 상위 1% 논문 비중이 3.82%인 세계 19위 연구기관으로 성장하는 등 관련 성과를 내고 있다. 김빛내리 IBS RNA연구단장(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2020년 코로나19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제작한 성과가 대표적이다. 김 단장은 당시 국제학술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최첨단 장비에 대한 투자와 IBS에 대한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1일부터 5일간의 기초과학진흥주간 동안 기초과학 유공자를 시상하고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각계각층의 논의를 들어보는 포럼을 연다. 200여 편의 기초과학 영상 콘텐츠도 국립중앙과학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혁신을 선도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초과학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기초과학의 해#유엔#기초과학#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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