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78억 마리 ‘집단 실종’…“원인 모르는 게 제일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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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농업 타격 우려

한국양봉협회 제공
올 겨울에 꿀벌 78억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이 ‘집단 실종’됐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에선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농가에선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겨울철 꿀벌 폐사로 현재 양봉용 꿀벌 사육마릿수가 평년(255만 봉군) 대비 6% 감소한 240만 봉군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농촌진흥청은 월동벌 피해 합동조사 결과에서 해충인 꿀벌응애와 천적인 말벌, 이상기상 등을 폐사 원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정부는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폐사가 벌꿀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를 입은 봉군의 벌꿀 생산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봉군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물의 꽃가루받이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벼나 밀, 보리, 콩 등 주요 곡물과 복숭아, 포도는 꽃가루받이하는 곤충 없이도 자가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봉업계는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폐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동면 중인 꿀벌도 상당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관계자는 “(폐사) 원인을 모르는 게 제일 심각하다”라며 “이 같은 기현상은 유례가 없어 원인을 찾지 못하면 폐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피해 양봉농가에 농축산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꿀벌응애류, 꿀벌낭충봉아부패병, 꿀벌노제마병 등의 방제 약품을 지원한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피해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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