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中대사 “사드, 중한관계 금기어…전철 밟지 말아야”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7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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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7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냉각기에 빠졌던 사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사드 추가 배치를 주장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나온 경고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서 이처럼 말했다.

싱 대사는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며 “사드란 두 글자는 중한관계의 금기어가 됐고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사드 관련 ‘3불(不)’(사드 추가 배치·한미일 3국 군사동맹·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참여 불가)을 비판했다.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한단 뜻의 ‘1한(限)’ 논란도 일었다. 문재인 정부가 환경영향 평가를 이유로 사드 정식 배치를 미루는 이유가 중국의 1한 요구 때문이란 보도가 나와서다.

아울러 싱 대사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은 중한관계의 정치적 토대이므로 한국 측이 계속해서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완, 홍콩, 티벳, 신장, 남중국해 등 문제는 중국의 핵심 관심사이므로 한국 측의 지속적인 중시와 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타이완)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중국만이 유일한 합법적 정부란 의미다.

이어 지난해 말 중국의 요소(요소수 원료) 수출 통제로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을 때 중국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말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을 때 중국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한국이 발등의 불을 끄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양국 간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이 긴밀하게 연결돼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의 주장을 따라 기존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추이가 나타나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결코 중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각측 간 조속한 대화 재개가 한반도 문제 해결 관건이므로 중국은 미국 측에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호소해왔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미국 측 노력이 부족했단 지적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들어 양국 네티즌 사이에 한복, 김치 등 역사 문화 관련 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이 일어나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며 “양국 문화의 다름과 독특함을 존중하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일어난 한복 원류 논쟁 후 중국대사관은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란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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