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관련 신규투자 전면 금지…“러 파산이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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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뉴시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뉴시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관련한 모든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産) 석탄 목재는 물론 보드카와 캐비아(철갑상어알) 수입을 금지하는 등 금수(禁輸) 품목을 늘리기로 했다. ‘부차 민간인 학살’을 계기로 사실상 러시아 경제를 파산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주요 7개국(G7) 및 EU와 협력해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전면적인 제재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 금지, 러시아 내 금융기관과 국영기업 제재 강화, 러시아 정부 관리와 그 가족 제재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달러로 지급되는 러시아 국채 이자 지급에 제동을 건 가운데 그동안 러시아 에너지 분야에만 적용하던 미국 기업의 신규 투자 금지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해 러시아 보유 외화를 고갈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금융제재도 추가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5조3000억 원 규모의 러시아 석탄과 목재 시멘트 등 건축 자재는 물론 주류와 해산물 수입 금지를 제안했다. 이 제재안이 통과되면 러시아 경제에 매년 13조 원의 수입(收入)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러시아 선박의 EU 회원국 입항 금지와 전기·운송 장비 등으로 대(對) 러시아 금수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제재도 확대된다. 미국은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 EU는 러시아 2위 은행 VTB 등 4개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추가 퇴출시키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딸 등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처 루드밀라 푸티나아 사이에 낳은 마리아 보론초바, 한때 한국인과 교제했던 카테리나 티코노바 등 두 딸이 있다.

미국은 신규 제재 확대가 러시아 경제 파산을 목표로 한다고 분명히 했다.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 자원은 무제한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거나 달러 보유고가 고갈돼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전체 외환보유고 6040억 달러(약 733조 원)의 60%인 3500억 달러(약 425조 원) 이상이 동결됐다”고 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가상화폐 등으로 제재를 우회할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 다크웹(인터넷 암시장) 히드라와 암호화폐 거래소 가란텍스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다. 재무부는 연방수사국(FBI)와 협력해 독일에 있는 히드라 서버를 폐쇄하고 2500만 달러(약 304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압류했다.

미국 등은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자격 박탈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권이사회 이사국 퇴출 투표는 이르면 7일 열릴 전망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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