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앞둔 유희관 “구속 느린 투수들, 나를 보고 용기 가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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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3일 1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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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에서 은퇴를 한 유희관 © 뉴스1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를 한 유희관 © 뉴스1
은퇴식을 앞둔 ‘느림의 미학’ 유희관(36)이 느린 구속을 가진 투수들에게 자신을 보며 힘을 내라고 격려했다.

유희관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를 앞두고 “나는 구속이 느리다는 편견과 많이 싸워왔는데 그럼에도 살아남을 수 있어 뿌듯하다”며 “공이 느린 투수들이 나를 보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처음부터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며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상무, 프로를 거치는 동안 나를 지도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2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유희관은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구속이 느렸지만 뛰어난 제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해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 1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유희관은 이날 경기에 앞서 시구자에 마운드를 오른다. 경기 후에는 그의 은퇴식도 거행된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는 유희관은 “오늘마지막 무대인 만큼 부모님도 응원하 오신다. 최대한 유쾌하게 은퇴식을 진행하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희관은 “성적이 안 나와 욕을 먹을 때는 야구를 괜히 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사실 야구를 시작하면서 은퇴식까지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다. 오늘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다고 생각하니 야구를 잘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시범경기를 집에서 누워 TV로 볼 때, 늦잠 잘 때, ‘해설위원’으로 불릴 때 은퇴가 실감난다”며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다들 ‘1년 만 더 뛸 걸’이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처음엔 아쉽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그런 마음이 사라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친정팀 두산의 올해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 몇 년 간 주력 선수들이 빠지면서 5강에는 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올 시즌은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두산은 매년 주력선수 유출에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저력이 있다. 올해도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유희관이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29번의 새 주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유희관은 자신의 등번호에 대해 “영구결번까지는 욕심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좌완 투수가 달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최승용이나, 2군에 있는 이병헌이 예상된다”며 “더 이상 29번이 유희관의 번호가 아니라 새로운 선수가 활약해 그 선수의 번호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게 선배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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