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와이 가고 싶어요” 코로나 백신접종 기다린 아이들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31일 1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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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세 소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11세 소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 때문에 미국에 머물렀는데 (아이 또래) 친구들은 이미 다 맞았다고 연락 왔어요. 두 아이가 여름에 미국 하와이에 가고 싶어 하는데 하와이는 접종을 해야 입국을 할 수 있으니까 기대하고 있어요.”

5~11세 소아의 코로나19 예방접종 개시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 키즈센터에서 만난 두 아이의 아버지 이 모씨(43)는 아이들의 접종 계기를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두 자녀에게 기저질환이 없어 접종 권고 대상인 고위험군은 아니지만, 접종 이득을 고려했다. 그는 “어차피 맞히기로 결정했고 ‘최대한 빨리 맞히자’ 생각해 제일 먼저 예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접종을 마쳤다며 “아직 오미크론에 걸리지 않은 걸 보면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독감 주사도 주기적으로 맞았으니 특별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날부로 5~11세 소아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이씨의 아이들처럼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아이들도 접종받고 있다.

이씨의 두 아들 이결(2010년생), 이율(2011년생) 두 초등학생은 접종받기 전 체온과 체중, 키를 잰 뒤 의사 문진을 받았다.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 과장은 아이들에게 앓고 있는 질환은 없는지 확인하며 숨을 크게 쉬어보라며 청진기를 대 봤다. 아버지에게도 아이들에게 다른 질환이 있는지 물어봤다.

접종하려는 간호사는 접종 직전 아이에게 생년월일을 물어보고 아버지에게 이상반응이 있으면 병원에 연락하라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먹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간호사는 접종 부위에 스티커를 붙여줬고 알람을 맞춘 타이머를 아이 손에 쥐여줬다. 아이들은 접종 주의사항을 읽으며 기다렸다.

아이들은 접종 전에는 긴장한 표정을 보였지만 접종 후에는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5~11세 소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11세 소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소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은 동생 이율 군(2011년생)은 “아빠가 미국 친구들도 맞았다고, 하와이 갈 수 있다고 한다”며 “접종하겠다고 한 친구들은 없고 (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율 군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백신 맞으면 하고 싶은 것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맞아”라고 권했다.

접종 대상은 총 306만8726명인데 올해 생일이 2017년생(만 5세)부터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10년생(만 11세)이다. 건강한 어린이는 부모와 본인 결정 아래 자율 접종이다.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소아에게는 접종이 적극적으로 권고된다. 특히 폐·심장·간·신(신경-근육) 질환이 있거나 당뇨, 비만인 소아 역시 고위험군에 포함된다.

다만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지난 24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초등생 부모 35만9110명 중 ‘접종 의향이 있다’고 답한 학부모는 36.1%(12만9802명)에 그친다.

사전 예약률은 28일 0시 기준 1.3%에 머물렀다. 5~11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과한 걱정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민균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안전하게 접종하기 위해 백신 온도 관리, 유효기간 확인, 접종 과정 오류 관리 등 정확한 정보와 주의사항을 안내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 폐 질환, 신질환, 신경 근육질환, 고도비만 등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접종은 필요하다”며 “잘못 알려진 의료 정보를 믿거나 공포 때문에 과한 걱정하지 말라”고 밝혔다.

5~11세 소아용 백신은 12세 이상 성인용과 달리 화이자가 별도로 개발한 백신이다. 한 바이알(유리병)에 들어 있는 주사액을 염화나트륨으로 희석한 뒤 1명당 0.2㎖씩 10명에 사용하게 된다.

2차 접종은 1차 접종 8주(56일) 뒤에 가능하지만, 의학적 사유 등으로 빨리 받고자 한다면 1·2차 접종 간격을 3주(21일)로 단축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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