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검수완박? 尹정부에 도깨비방망이 쥐어주는 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1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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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아닌 참패…임기 내 검언개혁 완수하자는 게 대선 패배한 정당 모습이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2.03.21 사진공동취재단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2.03.21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31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움직임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신통방통한 도깨비 방망이를 쥐어주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내 ‘미스터 쓴 소리’로 불리는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 내 검수완박 방향에 대해 “6대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서 뺏어서 중수청에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법을 보니 중수청장 임명과정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똑같다. 누구로 임명할까는 전적으로 대통령, 여당한테 있고 야당 비토권이 봉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기관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하나의 사나운 사냥개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수청의 경우 고법 관할로 지방수사청을 다 두게 돼 있어 인지수사 총량이 증가한다”며 “특수부 검사, 검찰 출신 변호사, 지수대나 광수대 출신 경찰관과 조사 업무 공무원들이 다 모이면 파출소 피하려다가 경찰서 만날 꼴”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검찰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검찰이 절대악이라면 그럼 중수청은 절대선이냐.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이 같은 당 내 방침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수청을 둘러싼 여야 간 공전이 이어질 경우 “지방선거는 어떻게 치를 것이냐”며 “이건 몸에도 안 좋고 맛도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 전망을 두고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3주 만에 치러지는 선거고 대선 투표보다 훨씬 낮아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많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디폴트로 호남 세 곳, 제주, 세종은 갖고 가고 경기와 인천을 (승리)하면 선전했다”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대해선 “자연스럽지 않다”며 “(이기는 게) 쉽진 않을 것이고 이기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잘지는 것인데 잘 질 자신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비대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송 전 대표 서울시장 차출론을 설득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고문과) 사법연수원도 같이 다니고 개인적으로 잘 안다”며 그런 전화를 받은 일이 없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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