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로봇 미래사업 인재 확보에 고용 기지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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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존 스펙 대신 SW역량 중점…삼성, 신사업 중심으로 채용 확대
기업 72% “올해 신규채용 계획”…공채 대신 전문인재 수시모집 추세

올해 기업들의 신규채용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앞다퉈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인재 확보를 더 이상 미루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그룹은 올해부터 3년간 총 1만2000여 명 규모의 신규채용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채용 채널도 다각화해 직무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특히 기존에 활용하던 스펙 대신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선발하는 ‘SW개발자 채용’을 신설한다. 첫 관문인 코딩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별도 서류전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SW개발 △IT보안 △ICT인프라기술 △유통채널관리 △Biz영업 등 5개 직무 분야에서 지원을 받는다.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로봇, 바이오헬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는 경력직과 석·박사급 인재를 상시 채용한다.

신사업과 관련된 인재 확보전은 이미 막이 오른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27일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연구개발본부 연구직’으로 한정했다. 모집 분야도 에너지, 모빌리티, 로봇 등 현대차와 국내외 경쟁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 사업에 중점을 뒀다. 21일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18개 관계사의 상반기 공채 지원을 받은 삼성그룹도 SW 인재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SK그룹 역시 최근 SK하이닉스의 기술인력 확대, SK실트론의 구미공장 투자 등에 따라 수시 채용 규모를 키우고 있다.

5대 그룹 계열사 채용담당인 A 씨는 “최근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면서 해당 분야 직무 역량을 갖춘 신입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는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간한 ‘임금·HR 연구 2022’에서 “채용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DX)’”이라며 “기업들은 DX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직무역량 우수인재’ 선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인재 확보전은 전체적인 채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경총의 ‘2022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응한 임직원 100인 이상 기업 508곳 중 366곳(72.0%)은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계획이 없는 곳은 88곳(17.3%)이었고 54곳(10.6%)만이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의 비율은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1000인 이상 기업의 82.5%가 채용 계획을 세운 반면에 300∼999인 기업은 71.3%, 100∼299인 기업은 68.4%만 채용을 준비 중이었다.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기업일수록 발 빠르게 인력 수급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까지 신규채용에 보수적이었던 기업들이 점차 채용 확대에 나서며 고용에도 훈풍이 부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한 112곳 중 ‘신규투자 확대’(27.7%)와 ‘우수인력 확보’(20.2%) 등 향후 성장을 대비한 인재 투자를 결정한 곳이 절반에 가까웠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의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채용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며 “구직자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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