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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46일 남은 정권의 인사권 집착, ‘방탄용 알 박기’ 아니면 뭔가

입력 2022-03-25 00:00업데이트 2022-03-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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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인사 문제가 회동의 의제나 조건이 돼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 측은 “인사는 임기까지 대통령 몫”이라고 했다. 반면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조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도 임기 말이 되면 그렇게 할 생각이다”고 했다.

한국은행 총재 후임자 지명과 감사원 감사위원 문제 등을 계기로 폭발한 신구 권력의 인사권 갈등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후임 대통령이 정해지면 고위 공직에 대한 인사를 자제하는 게 관행이었다. 새 정부와 손발을 맞출 공직자들을 물러가는 권력이 임명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딴판이다. 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권력이 이토록 인사권에 집착한 적이 있었나.

청와대는 특히 공석인 감사위원 2명 중 1명은 자신들이 추천하겠다는 태도다. 감사 결과를 심의 의결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과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며 임기 4년이다. 공석을 제외한 감사위원 4명 중 2명은 ‘친문’ 성향이다. 특히 김인회 감사위원은 문 대통령과 검찰개혁 관련 책을 공동 집필한 사이다. 최재해 감사원장까지 3명이 문 대통령의 우군인 셈이다. 여기에 1명을 더 포진시켜 ‘4 대 3’ 구도를 만들어놔야 새 정부 출범 후 탈원전이나 4대강 보 해체 등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감사에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란 게 윤 당선인 측 의심이다.

현 정권은 대선 전부터 해외 공관장 인사를 수시로 단행하고 공공기관·공기업 요직에 청와대 수석 출신 등 참모나 친정권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을 내리꽂는 ‘알 박기’ 행태를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 등의 말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는 “칼자루는 저쪽에 쥐고 있는데, 너무 홀대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보여 온 인사 행태를 보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약자 코스프레’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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