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노출 따른 사망, 10년새 2배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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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기후영향 보고서 첫 공개

국내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상승하면서 오존 노출에 따른 ‘초과사망’이 최근 10년 사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10년간 폭염과 한파, 대기 중 오존 농도 등 기후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제1차 기후 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보건 정책의 근거로 활용해 기후변화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를 줄이고자 마련됐다. 질병청이 기후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서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오존-초미세먼지로 인한 초과사망 지속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 농도 상승의 영향을 받은 초과사망자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초과사망은 특정 요인 때문에 일정 기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숨졌는지 통계적으로 추산한 지표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점막, 피부, 각막 등이 자극받는다. 건강한 사람도 호흡곤란을 경험할 수 있고, 호흡기 질환이 있던 사람은 증세가 더 악화할 수 있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되는 오존주의보는 2006년 52회에서 2018년 489회로 10배 가까이 자주 발령됐다.

대기질 연구를 맡은 배상혁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오존은 기온 상승과 인간 활동으로 생기는 석유화학물질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시행하듯 오존 농도 증가세를 꺾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PM2.5) 장기 노출로 인한 사망은 2015년 2만4276명에서 2019년 2만3053명으로 연간 2만 명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완만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미세먼지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폐암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 기후변화 따른 신종 감염병 우려도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며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고, 기후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장 감염 질환도 늘어나는 추세다. 장 감염 질환 입원환자의 인구 1000명당 연간 발생률은 2010년 6.1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1.7배 늘었다. 김종헌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살모넬라균 등 세균성 설사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낮아질수록 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설사질환자 수가 증가한다”며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여름철 세균성 설사질환자 수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2010∼2019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는 연평균 211명으로 추산됐다. 폭염은 심뇌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을 증가시킨다. 특히 극심한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에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지난 10년 연평균(14일)을 초과해 31일에 달했다. 이 시기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는 804명으로 늘었다.

앞으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모기와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에 대한 감시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0년간 모기 매개 감염병 중 뎅기열과 웨스트나일열은 증가했으나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평균기온이 올라가면 모기 개체 수가 늘어 모기를 통한 뎅기열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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