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TDF… 설정액 1조 돌파 펀드 첫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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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300조 시대’ 앞두고 급성장
올들어 벌써 6000억 넘는 자금 몰려…가입자가 정한 은퇴예상시점 맞춰
주식-채권 투자비중 알아서 조절
젊은 ‘연금개미’들 高수익률에 주목…디폴트옵션 시행땐 시장 더 커질 듯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300조 시대’를 눈앞에 둔 가운데 퇴직연금 투자에 특화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연금개미’의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6000억 원 넘는 자금이 몰렸고 설정액 1조 원을 넘어선 TDF 상품도 처음 등장했다.

TDF는 가입자가 정한 은퇴 예상 시점(Target Date)에 맞춰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다.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TDF를 찾는 연금개미가 늘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8일 현재 국내 TDF 설정액은 총 8조7073억 원으로 지난해 말(8조754억 원)에 비해 6319억 원 늘었다. 2018년 말(1조3707억 원)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6배 이상으로 불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전략배분형TDF2025’는 18일 기준 설정액이 1조466억 원으로 국내 TDF 중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TDF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연금 가입자를 위한 투자 상품이다. TDF 상품명에 쓰여 있는 숫자가 목표 은퇴 연도를 뜻한다. 가입자가 본인의 은퇴 예상 시기에 맞춰 상품을 택하면 은퇴가 많이 남은 시점엔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운용된다.

예컨대 미래에셋전략배분형TDF2025는 목표 은퇴 시점이 3년밖에 남지 않아 현재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25%로 낮다. 반면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67%로 높게 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TDF에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자산운용사 TDF 가운데 20, 30대가 많이 찾는 은퇴 예상 시점 2045년 이후 상품에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5418억 원), 삼성한국형TDF2045(3053억 원), 한국투자TDF알아서2045(1752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20대를 위한 TDF2055도 나왔다.

최근 3년간 TDF 수익률은 은퇴 시점을 2045년 이후로 설정해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이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의 3년 수익률은 35%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의 긴축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증시가 흔들리면서 올 들어 TDF 평균 수익률은 대체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올해 6월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돼 TDF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TDF를 포함해 미리 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TDF는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젊은 투자자라면 숫자가 높은 상품을 골라 적극적으로 노후 대비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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