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라, 평화의 피아노 연주를… 부니아티슈빌리, 내달 내한 공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감각적이고 열정적 연주 압권… 조국 조지아 침공 러서 공연 거부
유엔난민-우크라 자선 콘서트 등 평화 호소하는 활동 꾸준히 해

조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표시해 왔다. 사진 출처 부니아티슈빌리 페이스북
조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표시해 왔다. 사진 출처 부니아티슈빌리 페이스북
조지아 출신의 피아노 스타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35)가 다음 달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2016년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그리그 협주곡’을 협연하고, 2019년 KBS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을 협연한 데 이은 네 번째 내한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눈에 띄는 대곡 없이 사티 짐노페디 1번으로 시작해 쇼팽, 바흐, 슈베르트, 리스트의 소품과 단악장 곡을 두루 섭렵한다.

부니아티슈빌리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2008년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콩쿠르 3위에 입상한 뒤 2010년 소니 클래시컬 전속 아티스트가 됐다. 이듬해 데뷔앨범을 내놓으면서 국제적 지명도를 쌓기 시작했다. 2012, 2016년 두 차례 독일 클래식 음반상 ‘에코상’을 수상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프랑스 국적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연주는 감각적이고 유연하면서 열정적이다. 다양한 색채로 많은 팬을 얻고 있지만 때로 ‘자신만의 감각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평도 받아왔다. 연주 중 고개를 기울이면서 먼 곳으로 몽롱한 시선을 보낼 때가 주로 그의 고유한 색채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여성성을 강조하는 의상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인해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도 비교된다. 두 사람은 종종 함께 무대에 서며 한 피아노에서 ‘포핸즈’ 무대를 갖기도 한다. 역시 피아니스트인 언니 그반차와의 공동 무대나 조지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리사 바티아슈빌리와의 듀오 무대도 많은 팬을 얻고 있다. 부니아티슈빌리는 유명 주얼리 브랜드 카르티에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그의 고국 조지아는 2008년 러시아군의 침공을 당했고 부니아티슈빌리는 데뷔 이후 러시아에서 연주를 거부해왔다. 사회적 발언에도 적극적이어서 2015년 유엔 창립 70주년 기념 시리아 난민을 위한 콘서트, 2016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전쟁 부상자를 위한 키이우 자선 콘서트, 2018년 러시아 인권침해에 반대하는 ‘to Russia with Love’ 콘서트에 출연해왔다. 2003년 16세로 키이우에서 열린 호로비츠 콩쿠르 특별상을 수상해 우크라이나와의 인연도 깊은 편이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는 3월 8일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를 위한 연대’ 콘서트에서 쇼팽의 연습곡 12번 ‘혁명’을 연주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평화를 호소하는 발언이나 앙코르곡 연주로 이 전쟁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지도 관심거리다.

5만∼13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부니아티슈빌리#내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