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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내부서도 불신받은 노정희, 사퇴가 답이다

입력 2022-03-18 00:00업데이트 2022-03-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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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전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대법관)은 어제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말로 사퇴를 거부했다. 전날 중앙선관위와 17개 시도 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20명 중 15명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노 위원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거취 표명 요구는 사실상 자진 사퇴 요구였으나 노 위원장은 거부로 답한 것이다. 그러고는 전날 대선 관리 부실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의 면직안을 의결했다.

선관위는 코로나 확진자 폭증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준비로 5일 사전투표에서 큰 혼란을 초래했다. 그날 노 위원장은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 이틀 뒤인 7일 월요일이 돼서야 출근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사과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그 다음 날에야 마지못해 하는 듯한 뒤늦은 사과를 했다. 사과도 결국 말뿐이었다. 어제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오롯이 김 사무총장에게 지웠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은 대선 관리 부실 이전에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다. 그는 강화군청 8급 공무원이던 아들을 인천시 선관위 경력직으로 채용하고 이어 7급으로 승진시킨 데 영향을 미친 의혹을 받고 있다. 면직시키기 전에 직무정지를 시킨 뒤 의혹을 조사해 사실로 밝혀지면 징계했어야 한다. 장마철 빗물에 오염물질 흘려보내는 악덕 기업주처럼 비리 의혹을 받는 사무총장에게 위원장 자신이 져야 할 대선 관리 부실의 책임까지 지워 서둘러 내보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노정희 선관위에서 대선 전에 문재인 캠프 출신인 조해주 당시 선관위 상임위원이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임기를 연장하려 했으나 내부 직원들의 집단 반발에 밀려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노 위원장의 사퇴 거부는 선관위 상임위원들을 넘어 일반 직원들의 집단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어제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6·1지방선거가 75일 남았다. 노 위원장의 조속한 사퇴가 선관위 쇄신과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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