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러 정면 충돌 우려…폴란드 인근 지역 공습에 169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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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4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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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1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가 서방을 향해 경고 수위를 높이는 한편, 우방 중국에는 지원 요청을 하고 나섰다.

휴전협상에서 합의된 민간인 대피로가 간헐적으로 가동되는 동안 지금까지 14만여 명의 민간인이 전선에서 대피했다고 우크라 정부 측은 밝혔다.

러군은 수도 키이우를 포위하기 위해 인근 도시 진격을 강화, 포위망을 형성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가운데 4차 휴접협상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다.

◇서부 폴란드 접경지 공습…서방에 경고 메시지


10일(현지시간)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오전 11시20분경 우크라이나·터키·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나 종전 협상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 (올레그 니코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2022.03.10 © 뉴스1
10일(현지시간)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오전 11시20분경 우크라이나·터키·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나 종전 협상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 (올레그 니코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2022.03.10 © 뉴스1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 수십 발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여러 지역에 떨어져 최소 35명이 사망했고, 최소 134명이 부상했다. 르비우 주 당국과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 측 우크라 동부 접경 도시 사라토프와 흑해 러군기지에서 순항미사일 30발이 발사됐다.

러군의 그간 공격은 수도 키이우와 주요 거점도시 장악을 위해 우크라 동남북부에 집중돼왔는데, 서부에 집중 공격을 가한 건 서방 국가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받은 지점 중 한 곳은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로, 이곳에서 그간 미군이 우크라군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무기 사용법 등을 교육해왔으며, 이번 전쟁 발발로 미군이 떠난 뒤엔 우크라전에 참전한 국제의용군 훈련 기지로 쓰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및 대공무기 등을 지원할 때도 폴란드 접경지가 이용됐는데, 이렇게 들어온 무기자원들은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이번 공격을 가할 때 각별히 신경쓴 정황도 관측된다. 러군은 남부 지역 포격시 정밀 유도 기능이 없는 구형 재래식 ‘멍텅구리 폭탄’(dumb bomb)에 주로 의존해왔는데, 이번 서부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고도의 정밀 무기’였다고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했다.

◇러, 中에 지원 요청…美, 예의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방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도 워싱턴포스트 첫 보도를 시작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에 군사 장비 및 기타 지원을 요청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를 요청했는지 상세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날 예정인 만큼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지, 물질적 지원이든 경제지원이든 어떤 형식이 될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어떤 나라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피해를 상쇄할 지원을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도 전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공격무기가 아닌 방어무기를 중심으로 지원했고, 러시아에는 강력한 경제제재를 통해 전쟁을 멈추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키이우 포위 임박…마리우폴 민간인 피해 가중



우크라이나 현지 전황은 악화하고 있다. 러군이 키이우 북쪽과 서쪽, 북동쪽에서 진격을 강화, 수도 포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근 마을 이르핀에서는 13일 시가전이 벌어졌고, 키이우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는 이미 러군에 포위된 상태다.

인프라 시설 공격도 계속됐다. 키이우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바실키프 공항이 파괴되고 인근 두 곳의 석유저장고에 화재가 발생하는 가 하면, 우크라 최대 철강기업 메트인베스트 소유 아브디우카 코크스 공장에도 로켓 5발이 투화돼 파이프라인 등 시설 일부가 파손됐다.

개전 초기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남부 지역은 민간인 피해가 가중하고 있다. 미콜라이우에선 암 치료 병원과 안과 등 의료시설이 폭격을 당했다. 완전히 포위된 마리우폴에서는 민간인 2100여 명이 러군 공격으로 숨진 가운데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한 호송대가 시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러군의 방해로 현재 베르단스크에 멈춘 것으로 보고됐다.

생필품 및 식량 공급은 민간인 대피와 함께 양측의 2차 휴전 협상 대비 합의된 ‘인도주의 통로’에 포함되는 내용이지만, 지역별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곳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심각한 재앙으로 이어질 뻔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전력 공급은 완전히 복구됐다고 우크라이나 원자력부는 밝혔다. 앞서 우크라 당국은 체르노빌 원전 공급 전력이 차단돼 냉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4차 휴전협상 오늘 화상으로 개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 간 4차 휴전협상은 14일 화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13일) 기자들에게 “이번 협상의 대표단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보좌관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크렘린궁 발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 미하일로 포돌랴크도 트위터 성명을 통해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포돌랴크는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협상은 개전 나흘 만인 지난달 28일 벨라루스 고멜에서 시작했다. 5시간여 마라톤논의를 진행했지만 첫 협상 결과는 추후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는 데만 그쳤다.

이후 양측은 지난 3일 벨라루스 브레스트 벨로베스카야 숲에서 2차 협상을 열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공동 제공에 합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3차 협상 역시 지난 7일 벨로베스카야에서 열렸다.

아울러 지난 10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터키 안탈라야에서 만나 별도의 회담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 전망 관련, 우크라이나 측 포돌랴크는 “이전 협상 결과들을 요약하는 자리일 것”이라고만 간단히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측 협상팀 수석대표 레오니드 슬루츠키는 국영 러시아투데이(RT)에 “추후 며칠내 문서에 서명할 만큼 통일된 입장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외에 아직 러군의 추가 점령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주요 도시가 점점 포위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25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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