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패럴림픽 대표팀 “제발 전쟁 멈춰달라”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0일 2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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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장자커우 선수촌에 모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제공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장자커우 선수촌에 모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제공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혼란 속에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전쟁 중단’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경기 6일 차인 10일 중국 장자커우 선수촌에 모여 주먹을 들었다.

이들은 ‘모두에게 평화를’(Peace for all)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어 올렸고 1분간 묵념을 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연대했다.

여자 선수단은 우크라이나 상징색인 하늘색과 노란색을 나타내는 해바라기 화환을 머리에 쓰기도 했다.

패럴림픽 정보 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그리고리 보브친스키(34)는 이 자리에서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은·동메달 1개씩을 획득한 보브친스키는 “나는 우크라이나 대표팀 주장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고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전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것도,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한 것도, 전 세계의 미래를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레리 수슈케비치 우크라이나 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묵념은 어린이와 장애인을 포함해 수천 명의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문명화했다면 전쟁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며 “사람들은 죽어도 좋은 게 아니라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한 가운데서도 이번 겨울 패럴림픽에 선수 20명과 가이드 9명 등을 파견했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강국인 우크라이나는 10일까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8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마음은 무겁기만하다.

바이애슬론 동메달 2개를 따낸 드미트로 수이아르코(26)는 “최근 집이 폭탄에 맞아 파괴됐다”고 밝혔다.

또 바이애슬론 선수인 아나스타시아 라레티나(20)는 우크라이나 군인인 아버지가 러시아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노르딕스키 대표팀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감독도 “이미 많은 도시가 파괴됐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나는 하르키우에서 왔고, 그곳이 내 고향이다. 우리 팀에서 7명이 하르키우에서 왔는데 그 중 일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졌다. 그들 삶의 터전과 집이 이미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요청한다. 우리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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