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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국제

‘이게 다 푸틴 탓’…러 국민들 유럽서 인종차별·혐오범죄 표적됐다

입력 2022-03-08 14:24업데이트 2022-03-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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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고조됨에 따라 무고한 러시아 국민들이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러시안 음식점을 운영하는 알렉세이 지민(50)은 고국 러시아로 평생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반전 운동에 합류했다.

지민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전 관련 게시글을 올리고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식당 수입 일부를 적십자에 기부했다. 그럼에도 “러시아인들은 살인자”, “당신은 푸틴의 러시아인” 등 그를 향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런던과 모스크바에 있는 제 지인 대부분은 전쟁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러시아인이며 줄곧 러시아인으로 살겠지만 이웃을 죽이려는 러시아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의 자랑이 많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 자부심을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6살 때 모스크바에서 독일로 이민와 살고 있는 줄리아 포티카(28)는 전쟁 이후 혐오 범죄를 경험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다르게 대하거나 비난할까봐 걱정이 된다.

그러면서 “요즘은 사람들에게 제가 러시아인이라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러시아 국민은 정부가 아니며 많은 사람은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사진작가 알렉산더 그론스키(41)은 이탈리아 북부 레조넬에밀리아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전시회가 취소됐다. 해당 전시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미주 미술관과 공동 주관으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그론스키는 “테러 국가와 협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는 전쟁의 부수적인 피해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러시아인이 푸틴과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럽과 러시아간 ‘문화의 가교’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라 르위키 영국 서식스대 사회학자는 “유럽 전역에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표적이 돼 자리에서 쫓겨나고 있다”며 “각계각층 러시아인들이 인종 차별적 혐오 범죄와 증오 대상이 되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러 정서는 구소련의 영향을 받았던 유럽 중부와 동부 일부 지역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1968년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받았던 체코에서는 러시아 혐오 감정이 지배적이었다.

체코 당국은 대부분의 러시아 국민 대상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체코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러시아 학생들에 대한 공격도 있었다. 일부 상점과 식당 입구에는 체코어와 러시아어로 “러시아인·벨라루스인 대상 서비스 미제공”라고 적힌 표지판이 걸려있었다.

수도 프라하의 한 식당의 팻말에는 “내가 당신에게 주문을 받기 전에 당신은 먼저 푸틴과 루카센코는 대량 살인범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그리고나서 너는 우크라이나에 사과하고 후회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주문을 받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밖에도 아일랜드 한 백인 남성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자국내 러시아 대사 추방을 촉구한다는 의미로 대형 트럭을 몰고 수도 더블린 소재 러시아 대사관 정문으로 돌진했다가 현장 체포됐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전날 파리 16구에 위치한 러시아 과학문화주택(MRSC)에 화염병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녹아내리고 광고판이 검게 그을렸다. 건물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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