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강릉 산불 왜 빨리 못 끄나…울진·삼척에 헬기 몰려서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7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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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당국은 강원도 동해와 강릉, 영월에서 4일째 계속되고 있는 산불을 왜 끄지 못하는 걸까.

3년 전 1266㏊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던 고성·속초 대형산불은 15시간 만에, 같은 날 1260㏊의 피해가 났던 동해·강릉 대형산불은 17시간 만에 주불을 잡았다.

당시에도 이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대형산불이 났지만 주불을 빨리 잡으면서 이번처럼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산림청은 현재 산불 진화의 핵심 자원인 헬기 대부분을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 투입했다.

산불은 울진에서 먼저 시작됐고 면적도 동해·강릉보다 넓고,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울진 원자력발전소, 삼척 가스저장소, 울진·삼척 송전설비 등 산림자원과 산업시설이 울진·삼척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와 지켜야 할 자원이 덜한 동해·강릉·영월 쪽으로 헬기를 보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울진·삼척의 화선은 경남 합천·고령 산불의 18배 면적이라는 게 최병남 산림청장의 설명이다.

6일 기준 울진·삼척의 산림 피해 면적은 1만1711㏊, 동해·강릉 4100㏊, 영월 80㏊로 잠정 집계됐다.

동해·강릉은 3년 전과 비교해 이미 피해 규모가 3배를 넘었다.

산림청은 전날 울진·삼척에 31대, 강릉·동해 12대, 영월 10대의 헬기를 투입하고도 주불을 잡는 데 실패했다.

국방부, 경찰, 국립공원 소속 헬기까지 더하면 울진·삼척에 50대, 강릉·동해에 29대, 영월에 11대가 투입됐다.

강릉 옥계면 남양2리 김영기 이장은 “헬기가 3~4번만 더 물을 뿌려주면 불이 완전히 꺼질 것 같아서 공무원들에게 사정하다시피 부탁했는데도 헬기는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길이 다시 치솟았다”며 “그로 인해서 주민들로부터 원망을 들었다”고 했다.

동해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헬기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도심 주택 피해가 이렇게까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전날 울진 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하루 안에 모든 불을 진압하기 어렵다”며 “확산이 예상되는 큰불을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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